경기도 용인 일대 골프장은 '가깝고도 먼' 곳으로 통한다. 서울에서 용인으로 가려면 상습 정체구간인 영동고속도로 신갈분기점~용인나들목을 지나야 하기 때문이다. 주말에 이 지역으로 라운드를 다녀온 골퍼들은 '다시는 용인 쪽 골프장엔 안 간다'고 고개를 젓는다. 토요일 오전 11시 이후 티오프 시간은 '죽음의 부킹'으로 불린다.

길을 잘 아는 골퍼들은 '기피 구간' 대신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호법까지 내려간 뒤 거꾸로 신갈 방향 영동고속도로를 타거나 수지에서 동백을 거쳐 국도로 다녔다. 또 은화삼 신안 화산 레이크힐스골프장으로 가는 골퍼들은 가까운 영동고속도로 대신 경부고속도로 기흥이나 오산나들목을 이용했다.

최근 들어서는 사정이 확 달라졌다. 영동고속도로의 상습 정체를 유발했던 기존의 4차선 마성터널과 별도로 6차선 터널이 새로 생겼다. 이 덕분에 마성터널 병목구간이 사라졌고,신갈~양지 구간은 기존 4차선에서 6차선으로 늘어나 교통 흐름이 좋아졌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오는 7월20일에는 신갈분기점~양지나들목 구간이 완전 개통된다. 신갈~용인 구간은 6차선에서 10차선으로,용인~양지 구간은 6차선에서 8차선으로 넓어진다. 기존 4차선 마성터널이 올해 말까지 보수공사를 마치고 개통되면 마성터널은 4차선 터널과 6차선 터널 등 2개 터널 10차선이 된다. 양지~호법 구간은 11월 말에 6차선에서 8차선으로 완전 개통된다.

골프장들도 반기고 있다. 양지나들목 부근에 있는 아시아나골프장 관계자는 "주말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대가 되면 고속도로 정체로 고객의 절반 정도가 티오프 시간보다 늦게 오곤 했는데 최근엔 그런 일이 없다"고 설명했다. 서필석 양지파인골프장 과장도 "지난해 주말 오후엔 제 시간에 오는 회원이 거의 없었지만 요즘은 '고속도로가 안 막혀서 좋다'고들 한다"고 말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