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LCD업계가 시련의 계절을 맞았다. 삼성전자 LCD사업부가 1분기에 영업적자로 돌아선 데 이어 LG디스플레이도 2분기째 대규모 영업적자를 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 매출 5조3655억원,영업손실 2392억원의 경영실적을 18일 발표했다. 1분기 매출은 2009년 2분기 이후 7분기 만에 최저치다. 영업손익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조원 이상 줄었다. 3870억원의 적자를 냈던 작년 4분기와 비교하면 적자 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시장 컨센서스(2000억원 안팎)보다 많은 적자를 기록했다.

실적악화는 TV수요 감소에 따라 LCD패널 값이 계속 하락한 탓이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시장 주력제품인 40,42인치 LCD패널 고정거래가격은 작년 4월 전반기 475달러에서 이달 전반기 317달러로 급락했다. 이 여파로 삼성전자도 LCD패널 부문에서 올 1분기에는 1000억원 후반대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계절적으로 TV수요가 부진했던데다 일부 고객사들이 재고를 줄이면서 전체적으로 패널 수요가 줄어든 게 실적 부진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관심은 2분기 실적 개선 여부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1분기 공장가동률은 80%대 중후반이었으나 2분기에는 90% 전후로 올라갈 것"이라며 "2분기에는 1분기 적자(2392억원) 만큼의 흑자를 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권영수 사장도 "2분기에는 흑자 전환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전망은 엇갈린다. 전 세계 TV용 패널 시장의 11%가량을 차지하는 일본 샤프가 지진 여파로 공장가동을 중단키로 하면서 전 세계적인 LCD패널 공급과잉이 다소 해소될 것이란 점에서 낙관론이 나온다. 보통 2분기가 1분기에 비해 TV수요가 많다는 점도 호재다. 그러나 실적개선은 3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란 비관론도 많다. 샤프의 가동중단 등으로 공급량이 줄어들긴 하겠지만 당장 패널 값이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등 경기침체로 스마트TV와 LED TV 등 수요가 언제 되살아날지 미지수"라며 "패널 값 하락에 맞춰 얼마나 원가절감을 하느냐가 2분기 실적개선의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