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힐골프장(36홀 · 경기 가평)이 회원제 골프장 가운데 가장 장사를 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18일 발표한 '2010년 골프장들의 경영 실적 분석'에 따르면 114개 회원제 골프장(제주 제외) 가운데 썬힐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60.3%였다. 2009년보다 2.4%포인트 하락했지만 2001년 이후 10년째 영업이익률 1위 자리를 지켰다. 지리적으로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골프장이 어떻게 10년 동안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그린피 탄력 운영…직원엔 인센티브

썬힐은 퍼블릭(18홀)과 회원제(18홀)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그린피는 회원제가 퍼블릭보다 1만원 비싸다. 여기에 계절,시간대별로 그린피 적용을 달리하고 있다.

예를 들어 퍼블릭코스의 경우 4월까지 오전 6시대에 티오프하면 9만원(회원제 10만원)이다. 7시대는 10만원,8시대는 11만원,9~12시는 12만원이다. 5월엔 1만원이 더해진다. 7~8월 혹서기에는 1만원을 내렸다가 가을이 되면 1만원을 올리고 겨울에 다시 요금을 낮춘다.

이처럼 탄력적인 가격 운영이 그린피에 민감한 골퍼들에게 확실한 유인책으로 작용했다. 특히 평일 단체팀에는 확실한 메리트를 제공했다. 이혁제 운영과장은 "단체팀에는 일괄적으로 1인당 1만원을 할인해줬다. 회장과 총무는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8만5000원만 받는다"고 말했다.

캐디피도 다르다. '신입'은 8만원을 받지만 '보통'은 9만원,'베스트'는 10만원을 받을 수 있다. 노력하고 열심히 일한 만큼 돈을 더 벌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썬힐의 모회사는 카오디오 제조회사인 다함이텍(회장 안응수)이다. 10년 전부터 안 회장의 지시로 이런 정책을 펴왔다고 한다. 골프장 문을 닫는 겨울철에는 전 직원이 해외연수를 가기도 한다.

◆전국 회원제 골프장은 경영 악화

114개 회원제 골프장의 지난해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11.8%로 2009년보다 7.4%포인트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영남권이 16.8%로 2009년 대비 10%포인트 떨어졌고 충청권은 15.5%로 9%포인트 빠졌다. 수도권은 9.4%로 5.3%포인트 떨어졌다. 호남권은 19.6%로 높은 수준을 보였으나 2009년에 비해서는 7.7%포인트 하락했다. 이익률 감소의 주된 원인은 신설 골프장 증가다. 지난해 18홀 기준으로 환산할 때 37.2개의 골프장이 늘어났다. 여기에 강추위와 여름철 폭우 등 기상 이변도 겹쳤다.

규모가 작은 골프장의 타격이 더 컸다. 18홀 골프장의 영업이익률은 3.7%로 2009년보다 9.4%포인트 떨어졌다. 27홀은 전년 대비 6.5%포인트 감소한 11.7%,36홀은 6.4%포인트 하락한 18.3%였다.

적자를 기록한 곳도 33개로 2009년의 15개보다 18개 늘었다. 특히 수도권 골프장은 21개(2009년 13개)나 적자를 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골프 붐이 불던 2002년 회원제 골프장의 영업이익률이 27%로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다 2009년부터 약보합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55개 퍼블릭 골프장의 영업이익률은 34.7%로 2009년(38.7%)보다 4%포인트 하락에 그쳤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