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장훈이 또 한번 '통 큰 택시비'를 쐈다.

이번에는 자발적이라기 보다는 팬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즉흥적인 선물이었다.

김장훈은 서울 홍대 앞 '클럽타'에서 콘서트 '세상에서 가장 큰 공연'을 펼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큰 공연'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아담한 소극장이지만 가득 메운 팬들의 함성과 김장훈 특유의 고음(?), 그리고 이들이 나누는 담소아닌 담소는 세상에서 가장 큰 공연장의 열기를 방불케 한다.

18일 밤 8시에도 어김없이 공연은 열렸다.

100석을 가득메운 팬들은 김장훈의 노래에, 노래에 얽힌 사연에, 그리고 그가 쏟아내는 독설아닌 독설에 열광하고 함께 흥(興)을 즐겼다.

장장 3시간이 넘는 공연이 막바지에 이를 즈음, 김장훈은 '오늘 가장 원하는게 뭔가. 뭐든 다 해주겠다'라고 말했고, 관객들은 '택시비!'라고 외쳤다.

이에 김장훈은 흔쾌히 수락했고, 소속사 대표는 부랴부랴 인근 은행에서 200만원을 인출해 한 사람당 2만원씩 100개의 봉투에 담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김장훈은 지난 13일 KBS JOY '이소라의 두번째 프로포즈' 녹화에서 200여 관객에게 교통비 명목으로 3만원씩 600만원을 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번 공연은 12시 전에 끝나기에 지난 번 보다 1만원이 줄어들었다는 것. 특히 김장훈은 "택시비 지급이 트렌드가 돼서는 안되는데"라며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장훈은 올 초 부터 클럽 공연을 기획하고 매 주 팬들과 가까이 만난다. 특히 워낙 적자공연으로 유명한 그이지만 이번 공연은 더더욱이나 팬들에게 공연적인 면에서나, 금전적인 면에서나 모두 '환원'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이날 공연을 마친 후 김장훈은 "클럽 공연이 개인적으로 참 좋다. 바로 앞에 있는 나의 팬들과의 호흡, 그들이 즐거워 하는 것을 가까이서 보는 그 마음은 돈으로 환산하기 어렵다"면서 "물론 그 시간 동안 행사를 뛰면 보다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팬들이 가장 소중하다'라고 밝힌 나의 소신과 상반된 행보아닐까"라고 땀 섞인 웃음을 지었다.

한경닷컴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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