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6개월 전 '배추 대란'이 무색할 정도로 배추값이 급락하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가 19일 집계한 배추 상품(上品) 1㎏의 전국 평균 도매가는 635원으로 한 달 전(1324원)보다 52% 떨어졌다. 1주일 전인 지난 11일 1080원,3일 전인 15일 800원에 이어 시세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

올초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봄에 작년 가을과 같은 '배추 대란'이 재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하지만 지난해와 같은 이상저온 현상 없이 풍부한 일조량과 화창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작황이 좋은 상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이달 중순 들어 저장용 겨울배추와 시설봄배추 출하량이 늘었다"며 "수입량은 증가한 반면 식당 등의 수요는 감소한 효과가 더해져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도매시세는 이상저온이 극심했던 작년보다 56% 낮고 평년과 비교해도 22% 아래다. 이런 가격 흐름이 소매시장에 반영되면 대형마트와 재래시장 등의 배추값은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농경연 관계자는 "다음달에는 시설봄배추 출하 지역이 충청권까지 확대되고 김장용 노지배추가 풀리기 시작해 배추 출하량이 작년보다 40%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5월 도매가격은 작년보다 70% 이상 낮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영향으로 배추 대체재라 할 수 있는 얼갈이배추값도 동반 하락세다. 서울 가락시장의 얼갈이배추 4㎏ 상자 경락가는 이달 초순 3199원에서 중순 들어 2532원으로 20% 이상 떨어졌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