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업계 "개발 리스크 줄여라"…'사업불가' 블랙리스트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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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건설 업계에 '깐깐한 경영'이 확산되고 있다. 사업을 벌여선 안될 곳을 블랙리스트로 만들어 눈길도 주지 않는 건설사가 있는가 하면 공공택지 계약금을 과감히 포기하고 다른 사업지를 찾는 곳도 등장했다.
대형건설사 D사의 마케팅팀은 주택사업을 벌여선 안될 곳을 '블랙리스트'로 만들어 수주 · 영업팀의 무분별한 사업제안을 막고 있다. 미분양 원인이 무리한 사업 추진에 있다고 본 것이다.
건설사들은 주택사업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사업지의 교통 · 교육 · 생활편의시설 등과 발전 가능성을 잣대 삼아 사업성을 점수화하고 우선 수주 여부를 가린다. 주택사업 프로젝트를 놓고 토목이나 건축 분야 임원급이 모여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기도 한다. 아예 사업해선 안될 지역을 찍어 주고 눈길도 주지 못하게 한 셈이다.
D사 블랙리스트에는 인천 서구,수원 권선구,성남 금광지구,안양 만안구,의정부 등이 올라 있다. 공장이 밀집한 준공업지역,도시기반시설이 부족해 선호도가 떨어지는 곳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수원 권선구 인근에는 공군 비행장이 있어 소음 문제가 심각하다. 재개발이나 재건축은 시공만 맡아 사업 리스크가 적은데도 이들 지역에선 재개발 · 재건축 등 정비사업 수주도 금지하고 있다.
공공택지 주택사업 '손절매'는 '수자인'이란 아파트 브랜드로 잘 알려진 중견 건설사 한양이 적극적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사들인 광교신도시와 영종하늘도시 택지의 사업성을 재평가해 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확인되자,계약을 해지하고 택지를 반납했다.
임대주택용지인 광교신도시 택지는 인근에 생긴 고속도로 우회도로로 사업면적이 줄어 중단을 결정했다. 영종하늘도시는 전용 85㎡ 초과 중대형 필지여서 요즘 시장 상황에선 승산이 적다고 봤다. 각각 1600억원과 1700억원짜리 땅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계약금이 매입대금의 10%여서 330억원가량의 손실을 봤다"면서도 "금융비용,미분양 발생 등을 따져보면 손절매가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한양은 김포한강신도시에 평균 전용면적 111㎡의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중대형 필지(Aa-07블록)도 해지를 검토 중이다. 토지대금만 2000억원대의 사업지다. 한양은 "김포한강신도시 합동분양 실적을 봐야겠지만 중대형이어서 사업 추진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대형건설사 D사의 마케팅팀은 주택사업을 벌여선 안될 곳을 '블랙리스트'로 만들어 수주 · 영업팀의 무분별한 사업제안을 막고 있다. 미분양 원인이 무리한 사업 추진에 있다고 본 것이다.
건설사들은 주택사업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사업지의 교통 · 교육 · 생활편의시설 등과 발전 가능성을 잣대 삼아 사업성을 점수화하고 우선 수주 여부를 가린다. 주택사업 프로젝트를 놓고 토목이나 건축 분야 임원급이 모여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기도 한다. 아예 사업해선 안될 지역을 찍어 주고 눈길도 주지 못하게 한 셈이다.
D사 블랙리스트에는 인천 서구,수원 권선구,성남 금광지구,안양 만안구,의정부 등이 올라 있다. 공장이 밀집한 준공업지역,도시기반시설이 부족해 선호도가 떨어지는 곳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수원 권선구 인근에는 공군 비행장이 있어 소음 문제가 심각하다. 재개발이나 재건축은 시공만 맡아 사업 리스크가 적은데도 이들 지역에선 재개발 · 재건축 등 정비사업 수주도 금지하고 있다.
공공택지 주택사업 '손절매'는 '수자인'이란 아파트 브랜드로 잘 알려진 중견 건설사 한양이 적극적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사들인 광교신도시와 영종하늘도시 택지의 사업성을 재평가해 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확인되자,계약을 해지하고 택지를 반납했다.
임대주택용지인 광교신도시 택지는 인근에 생긴 고속도로 우회도로로 사업면적이 줄어 중단을 결정했다. 영종하늘도시는 전용 85㎡ 초과 중대형 필지여서 요즘 시장 상황에선 승산이 적다고 봤다. 각각 1600억원과 1700억원짜리 땅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계약금이 매입대금의 10%여서 330억원가량의 손실을 봤다"면서도 "금융비용,미분양 발생 등을 따져보면 손절매가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한양은 김포한강신도시에 평균 전용면적 111㎡의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중대형 필지(Aa-07블록)도 해지를 검토 중이다. 토지대금만 2000억원대의 사업지다. 한양은 "김포한강신도시 합동분양 실적을 봐야겠지만 중대형이어서 사업 추진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