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사진)가 또다시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발언을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원 총리는 지난 14일 새로 임명된 국무원 참사 8명과 중앙문사연구관 5명을 중난하이(中南海)로 초청해 좌담회를 하는 자리에서 "인민들은 그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 보도했다.

원 총리는 "나는 진실을 말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현실과 인민의 열망에 들어맞는 좋은 정부 정책을 만들려면 인민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 총리는 멜라민 분유 파동 등에 대해 언급한 뒤 "우리는 범법자들과 부도덕한 사람들이 법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도록 정치개혁과 경제개혁을 심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실을 말하라'는 원 총리의 발언은 중국 공안당국이 저명한 설치미술가이자 인권운동가인 아이웨이웨이를 구금하는 등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중국과 홍콩의 정치 분석가들은 원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이 정치개혁과 법치주의에 대한 열망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후싱더우 베이징대 교수는 "원 총리가 표현의 자유에 대해 언급하고 도덕적인 타락을 질타함으로써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원 총리는 인민들이 진실을 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중국을 민주주의와 법치의 길로 나아가게 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조지프 청 홍콩 시티대 교수는 "중국 공산당 내에 개혁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들은 소수여서 실제로는 많은 것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