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승희 경기개발연구원 이사장(사진)은 기조발제에서 "시장이 동반성장을 만들어내는 장치"라고 강조했다.

좌 이사장은 "우리는 공산주의 창시자인 카를 마르크스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세상에 살고 있다"며 "자본주의 경제는 계급투쟁이나 착취가 아니라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과정을 통해 변화 발전해 나간다"고 말했다. 그는 "이 세상의 변화는 자신보다 나은 상대를 만나 시너지를 나눔으로써 서로를 키워나가는 동반발전의 과정"이라며 "이는 '흥하는 이웃이 있어야 나도 흥한다'는 원리로 표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시장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차별화의 장으로서 발전과 함께 차등도 만들어낸다"며 "우수한 경제주체를 선택하고 그에 자원을 집중시켜 경제 발전을 주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좌 이사장은 또 "시장은 이들 우수 경제주체를 시너지의 원천으로 키워낼 뿐만 아니라 다른 주체들에도 동기부여를 통해 스스로 돕는 자로 탈바꿈시키는 역할을 한다"며 "이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더라도 모두 좋은 상태로 나아가는 동반 발전이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하지만 현실 시장은 항상 불완전하고 거래비용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시장의 힘만으로는 발전을 만들어내기 어렵다"며 "그래서 기업과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라고 밝혔다.

좌 이사장은 "그동안 주류경제학에서는 시장 실패의 치유책으로서 정부의 역할만을 강조해 왔다"며 "그러나 정부 이외에 기업도 시장실패의 핵심적 원인인 외부효과를 내부화할 수 있는 조직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외부효과란 한 경제주체의 생산 · 소비 또는 분배 행위가 다른 시장 참여자에게 의도하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기업 내 거래는 최고경영자(CEO)의 명령에 따라 의사결정이 이뤄지므로 인수 · 합병(M&A) 등을 통해 비용이 높은 거래를 내부화할 수 있다.

그는 "대 · 중소기업 상생과 동반성장과 관련해 문제는 결국 거래 비용"이라며 "이에 따라 해법도 거래비용을 낮출 수 있는 각종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게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정책으로 M&A 활성화,정부의 불공정행위 감시,성과에 따른 차등적 중소기업 지원 등을 제시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