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 소녀시대·원더걸스·빅뱅 "주가로 한판 붙자"
인기 아이돌그룹인 '빅뱅'이 '소녀시대'와 '원더걸스'에 도전장을 내민다. 다름 아닌 주식시장에서다. 빅뱅과 2NE1 등을 거느린 YG엔터테인먼트가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소녀시대를 비롯해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 원더걸스 매니지먼트사인 JYP엔터테인먼트는 이미 상장된 상태다. 엔터테인먼트업계 '빅3'로 꼽히는 YG가 상장하면 증시에서도 엔터테인먼트 '대표주' 자리를 놓고 이들 3사 간 한판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YG의 코스닥 재수

YG는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지난 14일 제출했다. YG는 지난해 9월에도 예비심사 청구서를 냈지만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비교대상인 SM에 비해 재무 측면에서 안정성이 떨어지는 게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많았다.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신한류 열풍을 타고 지난해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56%와 136.58% 증가한 447억원과 97억원을 기록했다. 주당 공모희망가도 종전 2만4000~2만8200원에서 2만7400~3만2000원으로 올려 잡았다.

YG가 상장에 성공할 경우 시가총액은 1024억~1106억원으로 상장 엔터테인먼트 업체들 가운데 SM(19일 기준 3210억원),'국민 여동생' 아이유를 보유한 로엔(1712억원)에 이어 '넘버3'로 뛰어 오르게 된다. 4위 JYP(930억원)와는 94억원(10.10%) 차이가 난다.

◆수성에 나선 에스엠과 JYP

YG의 입성에 SM과 JYP의 방어전략도 한창이다. JYP는 음원 포털사이트 '멜론'을 운영 중인 SK텔레콤 자회사 로엔에 자사 지분 48만3830주(47억여원어치)를 20일 넘기기로 했다. 로엔은 기존 보유분과 합쳐 25.45%의 지분을 확보하게 돼 최대주주 박진영 씨(지분율 40.3%)에 이어 JYP 2대 주주가 된다.

JYP 입장에서는 로엔과의 지분제휴를 통해 소속가수들의 음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판매처를 확보한다는 장점이 있다. 로엔 매니지먼트 사업부문 소속가수인 아이유를 활용한 다양한 합작사업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컨대 JYP가 설립한 드라마 제작사 '홀림'에서 만드는 드라마에 아이유를 출연시키는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일본 대지진에 따른 소속가수들의 일본 활동 지연 우려 등으로 주가가 조정을 받았던 SM은 소녀시대가 이달 말 일본에서 '미스터 택시'를 선보이고 활동을 재개하는 것을 계기로 다시 힘을 받고 있다. SM은 19일 장중 등락을 거듭하다 50원(0.25%) 빠진 1만9650원에 장을 마쳤다. 하지만 지난 15일 이후 이날까지 2050원(11.64%) 오르는 등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