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조선의 원재료인 후판가격을 인상하면서 이에 따른 조선주의 영향에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조선주들은 전날(19일) 후판가격 인상에 따른 원가부담 확대 우려에 하락세를 보였다. STX조선해양(-5.73%) 삼성중공업(-4.82%) 현대중공업(-4.15%) 대우조선해양(-3.08%) 현대미포조선(-2.87%) 한진중공업(-1.67%) 등이 동반 하락했다.

20일 전문가들은 후판가격 인상이 조선주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주가 영향은 선가 인상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여부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포스코는 후판 가격을 예상(14만원 이하)보다 높은 16만원 인상했다"며 "인상된 후판이 공사 원가에 반영되는 시점은 3개월의 시차를 감안하면 7월부터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원가 상승은 반영시점은 3분기부터이나 실적에는 2분기부터 일부 적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후판가 인상에 따라 적자전환 예상 프로젝트가 일부 발생해 공사손실충당금이 2분기부터 적립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 연구원은 "후판단가 상승에 따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3사의 올해 영업이익률은 1%포인트 하락 요인이 발생했다"며 "현대미포조선과 STX조선해양은 1.5%포인트 정도의 하락 요인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조선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원가 상승분이 선가로 얼마나 전가가 가능한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박승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가 후판가격을 17% 인상했고, 국내 조선 6개사의 매출액 대비 후판가 비중은 평균 13% 수준"이라며 "산술적으로 선가가 2.2% 이상 상승해야 원가부담을 상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동익 한화증권 연구원은 "후판가격 인상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선가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조선가와 후판가격이 그동안 움직임을 같이했다는 측면에서 이런 기대감은 일면 타당하지만 중요한 것은 선가 상승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초대형 유조선(VLCC)의 경우 약 4만4000t의 강재가 사용되는데 강재가격이 t당 10만원 인상되면 약 44억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해 최소 400만달러(환율 1100원 가정) 이상의 선가상승이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조선업체는 후판가 인상에 시차를 두고 선가에 비용 전가를 했다는 점과 현재 조선주의 수주 강도가 사상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선가의 상승이 동반된다면 업황 선순환 진입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