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인텔 효과' 덕에 장중 최고치를 연거푸 경신, 2160선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이후에도 기업 실적 발표와 함께 긍정적인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일 오전 10시5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6.22포인트(1.71%) 뛴 2158.90을 기록 중이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기업 호실적과 주택지표 개선에 힘입어 반등한 가운데 이날 코스피지수는 2140선을 회복하며 상승 출발했다. 이후 2150선을 돌파한 후 2160.30까지 뛰어 최고가를 재차 갈아치웠다.

증권업계에선 인텔 호실적에 힘입은 '인텔 효과'와 긍정적인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로 국내 증시가 최고가를 경신한 것으로 풀이했다.

특히 그동안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IT(정보기술)주 강세에 대한 기대가 부풀고 있다. 인텔 효과가 국내 IT주 상승에 힘을 실은 가운데 20일(현지시간) 애플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인텔은 지난 19일(현지시간) 1분기 EPS(주당순이익)가 전문가 예상치인 46센트를 큰 폭으로 웃도는 56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2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텔의 2분기 예상 매출액은 123억∼133억달러로 전문가 예상치 119억달러를 웃돌았다.

이에 외국인과 기관이 전기전자업종에 대해 동반 '사자'에 나서며 이날 업종지수가 3% 넘게 뛰었다.

이재훈 미래에셋 애널리스트는 "미국 국가신용등급 하향 우려로 하락했던 국내증시가 인텔 효과 덕에 반등에 나섰다"면서 "인텔이나 삼성전자 등 글로벌 IT 세트업체들의 실적 전망치 호전이 주가 변곡점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 이날 IT주의 강세가 의의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이날 소외됐던 삼성전자 등이 증시에 힘을 실어주면서 코스피지수가 최고가를 경신했다"며 "1분기 기업실적 발표를 계기로 IT주들 주가가 바닥을 다진 후 호전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숨고르기 장세가 이어지겠지만 상승 추세는 지속되면서 코스피지수가 2분기 2300까지 올라갈 것이란 관측이다.

또한 이날 IT주 강세엔 애플 효과도 일부 선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의 1분기 EPS(주당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1.86% 급증한 5.39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이날도 외국인은 장중 한때 매도 우위로 돌아서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19일까지 6거래일 연속 '팔자'에 나서 983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개인이 8거래일 만에 차익실현에 나서 280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는 가운데 기관이 127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그리스 채무재조정 등 유럽 재정 불안으로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조만간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 재정위험이 증폭되기보다 봉합되면서 유럽계 자금으로 추정되는 외국인 투자가들의 이탈도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과거 재정 위험이 증폭된 국면보다 한결 양호한 추이를 나타낸 유로화의 움직임이 이런 기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도 "외국인 매물이 자동차, 화학 업종에 집중되는 현상이 지속됐다는 점에 비춰 특정 업종에 대한 차익 실현적 성격으로 판단된다"며 "다른 업종에 대한 매물 규모가 크지 않아 미국 신용등급 전망 하향으로 인한 외국인의 급격한 시각 변화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