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융계정은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에 서로 투자하거나 빌려주고 받은 외화의 유출입 현황을 정리한다.

해외차입,외국인의 국내투자,그리고 내국인의 해외 투자 회수는 그만큼의 외화를 국내로 유입시키고 내국인의 해외 대출 또는 해외 투자와 외국인의 투자 회수는 외화를 유출시킨다.

자본금융계정은 그 외에도 수출입이나 서비스 거래로 분류할 수 없는 특허권 등 무형자산의 매매와 이민에 따른 해외이주비도 포괄한다. 외환보유액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한국은행의 외화 차입 또는 과거 차입을 상환하는 데 따른 외화의 유출입도 자본금융계정에 잡힌다.

이러한 자본거래로 16억달러가 순유출됐고 경상수지가 10억달러 흑자라고 하자.그러면 그 기간에 6억달러의 외화가 해외로 순유출되기 때문에 국내 외화잔액은 6억달러만큼 감소한다. 이 경우 +6억달러를 '준비자산증감' 항목에 기록해 자본금융계정에 포함시킴으로써 전체 자본금융계정을 10억달러 적자로 정리한다. 자본금융계정과 경상수지를 합치면 항상 0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준비자산증감'이 플러스(+)이면 유출을,마이너스(-)이면 유입을 나타낸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특허권 매각에 따른 외화수입의 규모는 매우 근소하므로,자본금융거래의 흑자는 많은 경우에 빌린 돈이거나 외국인이 투자한 돈이다. 특히 증권투자를 겨냥한 외자는 주식경기에 따라 국경을 넘나들며 세계 각국의 증시로 몰려다니는 핫머니(hot money)로,이 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가면 작은 나라는 그 즉시 외화 부족의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1997년 외환위기 때 핫머니 대거 유출의 쓴맛을 봤다. 반면에 직접투자수지 흑자는 투자자들이 국내 경제환경의 장기적 미래를 좋게 보고 있다는 뜻이므로 국가경제의 건실함을 나타내는 지표로 인식된다.

2009년도 자본금융계정을 보면 직접투자수지는 149억48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지만,국내 증권투자를 겨냥한 핫머니 유입이 증가해 증권투자수지는 497억277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준비자산증감이 686억6640만달러로 전체 자본금융계정은 346억512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런데 같은 해 경상수지 흑자는 327억9050만달러로 자본금융계정 적자와 상쇄되지 않는다. 수출입 및 서비스 거래와 같은 경제활동별 외화유출입은 세관과 사업자 등의 실물자료를 수합해 집계한다. 수합 단계에서 확인 불가능한 경우도 있으므로 항목별로 수집한 자료의 합계는 총액과 다른데 그 차이를 '오차 및 누락'이라고 한다. 2009년도의 '오차 및 누락'은 18억6070만달러다.

이승훈 <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