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2O 행복하고 건강한 노후] 2부·(4) 月 60만원 넣고 92만원 받으니…은퇴 후 웃는 개인연금 가입자
서울 불광동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박성규 씨(60)는 1993년 봄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뿌듯해진다. 당시 42세였던 박씨는 보험 설계사로 일하던 친척에게서 연금보험 가입을 권유받았다. 그는 친척이 제시한 월 60만원의 보험료에 적잖이 놀랐다. 월 250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었지만 자녀교육 등을 감안했을 때 60만원은 큰 부담이었기 때문이다.

늦게 시작한 만큼 많은 금액을 준비해야 한다는 친척의 조언에 박씨는 큰맘 먹고 대한생명의 '노후적립 연금보험'(공시이율 연 7.5%)에 들었다. 박씨는 15년 동안 총 1억800만원의 보험료를 낸 뒤 이달부터 매월 92만원의 연금을 받기 시작했다. 올해부터 80세가 되는 시점까지 수령하는 연금은 약 2억2000만원.납입한 보험료의 2배가 넘는 금액이 지급된다. 이 연금은 사망할 때까지 나오기 때문에 박씨가 오래 살면 살수록 연금액은 더 늘어나게 된다. 저금리 시대인 요즘 생명보험사가 판매하는 연금보험은 공시이율이 대부분 연 4.7~5% 수준이다. 박씨는 "우연히 가입한 연금보험이 이렇게 큰 혜택으로 돌아올 줄은 전혀 기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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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준비에 개인연금은 필수

노후 준비의 기본은 '3층 보장시스템'이라 불리는 연금을 잘 활용하는 것이다. 3층 보장시스템은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말한다. 국민연금은 만 18~60세 국민이라면 사실상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고 퇴직연금도 직장인의 경우 소속 회사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다.

결국 개인연금을 어느 정도 준비하느냐에 따라 은퇴 후 삶의 질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펀드 주식 예금 부동산 등 다양한 노후 준비 방법이 있지만 '필요시기'와 '분배' 측면에서 본다면 연금이 노후 생활의 경제적 자유를 실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연금은 위험(리스크)을 고려한 상품이다. 자산을 모으고 이를 다시 나누는 데까지 라이프 사이클에 따라 운영되는 장기상품이다. 연금을 통해 사망할 때까지 일정한 생활비를 안정적으로 수령할 수 있어 소득에 대한 불안감도 해결된다.

◆개인연금 가입 빠를수록 좋다

대기업 부장으로 근무하는 김모씨(45)는 최근 자신의 노후생활 필요자금을 계산해보고 가슴을 치며 후회했다. 2인 가구 평균수준의 생활비를 130만원으로 잡았을 때 물가상승률이 3%일 경우 60세 시점에 김 부장이 마련해야 할 생활비는 203만원.80세까지 연금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그는 매달 76만원의 연금 보험료를 내야 한다. 하지만 35세 때 가입했다면 그 절반가량인 46만원만 납입하면 됐다.

이처럼 10년을 빨리 준비하느냐,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노후 생활의 질이 달라지게 된다. 개인연금에 빨리 가입할수록 장래에 같은 수준의 노후생활을 보내기 위한 현재의 준비 부담이 줄어든다.

예컨대 65세에 월 100만원을 받기 위해 연금보험(공시이율 연 4.7% 기준)에 가입할 경우 현재 30세라면 매달 47만원씩 10년 동안 납입하면 된다. 하지만 40세에 가입하면 같은 기준으로 매월 73만원을 납입해야 한다. 10년 늦은 준비로 월 26만원,총 3100만원가량의 부담이 늘어나는 셈이다. 매달 30만원을 보험료로 냈을 때 65세에 받게 되는 연금액을 비교해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 30세 때 이 금액을 10년간 납입하면 65세부터 매달 63만원의 연금을 탈 수 있지만 40세에 가입하면 연금 수령액이 40만원으로 줄어든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10년 늦게 연금보험에 가입하면 월 보험료나 총 납입 보험료에서 모두 2배 정도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