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아이넷] "글로벌 벤더 파트너십 확대…IT사업, 무역부문만큼 키울 것"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박동문 코오롱아이넷 사장
'파이프라인 영업전략' 1년만에 매출 30% 성장
中 내륙·브라질·유럽 상사 네트워크 늘릴 것
'파이프라인 영업전략' 1년만에 매출 30% 성장
中 내륙·브라질·유럽 상사 네트워크 늘릴 것
박동문 코오롱아이넷 사장(53)의 명함에서는 여백을 찾아보기 힘들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코오롱아이넷과 함께 코오롱글로텍(자동차부품 및 BMW 딜러),마우나오션개발(경주코오롱호텔),그린나래(우정힐스 골프장),프로셉-코오롱(수처리 기술 개발),코오롱에코너지(태양전지 연구) 등 6개사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다. 박 사장은 이들 6개사의 대표를 모두 겸직하고 있다.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나와 1983년 코오롱상사에 입사한 박 사장은 41세 때인 1999년 임원에 올랐다. 50세 때인 2008년 코오롱글로텍 대표로 CEO(최고경영자)의 길에 들어선 그는 지금도 코오롱그룹 전 계열사 사장 중 최연소다. 그가 지난해부터 경영을 맡은 코오롱아이넷은 1년 만에 30% 가까운 매출 신장을 보이며 1조원대로 외형이 커졌다. 박 사장은 "정보기술(IT) 부문에서는 M&A(인수 · 합병) 등을 통해 성장을 지속하고,상사 부문에서는 브라질과 중국 내륙지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겠다"고 말했다.
▼코오롱아이넷에는 무역과 IT라는 이질적인 두 업종이 섞여 있습니다.
"두 부문의 업이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이 있으면 그것이 어디에 있든,어떤 것을 원하든 충족시켜 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입니다. 작년에 취임할 때 코오롱상사 시절 번역 작업에 참여했던 '상사 이렇게 변한다'는 책의 서문을 다시 쓰고,제판도 다시 해서 전 직원에 나눠준 것도 그런 의미에서였죠.무역은 해외 네트워크를 자산으로 하는 유통사업이고,IT도 글로벌 IT 업체들을 파트너로 두는 서비스로 결국 본질은 유통입니다. 기존 IT 서비스에서 이제 정보통신뿐만이 아니라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라는 개념을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죠."
▼실적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연매출 8000억원이 안 되던 회사가 1년 만에 1조원을 넘었으니,한 해 만에 회사 규모가 4분의1 이상 커진 셈입니다. 저는 그 요인을 파이프라인 전략,DOP,컨버전스 이렇게 세 가지로 요약하고 싶습니다. "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파이프라인 전략은 고객사와의 가치 사슬 구조를 더욱 끈끈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철강업체와의 관계에서 그동안 철강제품을 받아 판매하는 것만 해왔다면,여기에 우리가 철강 원료를 공급하는 것도 결부시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죠.DOP는 해외 사무소를 내기 전에 장기 출장 형태로 사전 작업을 진행하는 제도입니다. 자리가 잡히면 지사로 만드는 것이죠.이집트 카이로 지사가 그렇게 개척한 곳입니다. 1차 목표는 과거 코오롱상사가 가졌던 네트워크를 온전히 복구하는 것입니다.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미주와 유럽 법인들이 많이 문을 닫았어요. 컨버전스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힘들어진 요즘 세상에서 기존의 것을 최대한 조합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개념입니다. "
▼IT 부문은 어떻습니까.
"현재 무역 부문과 IT 부문의 매출 비중은 78 대 22이지만,앞으로 60 대 40 정도로 IT 부문을 강화할 생각입니다. 작년에 IBM의 XIV 스토리지 사업권을 인수한 것도 실적 향상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IBM,오라클,EMC,오토데스크 등 4개의 컴퓨팅 글로벌 벤더의 주요 파트너로 자리잡았습니다. IBM XIV 스토리지 사업권처럼 앞으로 IT 부문에서 M&A 기회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검토할 생각입니다. "
▼관심이 있는 지역이 있습니까?
"중국 내륙지방과 브라질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지난해에는 우수 직원들을 데리고 중국 북서부로 연수를 가기도 했습니다. 우리 사원들이 중국의 해안만 보고서 그것을 중국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기차 일반객실에서 현지인들과 같이 몸을 부대끼기도 하면서 진짜 중국을 알게 하려고 했습니다. 과거 코오롱상사의 네트워크를 복구하는 차원에서 동유럽과 남유럽에도 포커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상반기에만 20여회의 시장 개척 계획을 수립해 진행 중입니다. 그 결과 1분기 유럽 비중이 작년 동기에 비해 6%포인트가량 늘었습니다. 브라질엔 이미 DOP 형태로 많이 나가 있습니다. 브라질은 최근 고속철도 사업에서 보듯이 당장은 리스크가 많지만 향후 잠재력이 큽니다. 2015년엔 진정한 글로벌 무역업체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CNG 프로젝트 등에 대해 소개해주시죠.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는 그룹 차원에서 놓칠 수 없는 곳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적합한 아이템을 찾던 중 가스공사와 같이 진출하게 됐습니다. 총 8300만달러 규모의 사업으로 우즈베크에서 CNG(농축천연가스)충전소 설립 및 운영,CNG 실린더 제조 · 공급 등을 하게 됩니다. 또 이를 통해 CIS(독립국가연합) 지역에 거점을 확보한다는 의미도 있고요. 2013년부터는 이 사업에서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경쟁 업체들과 비교한다면 어떻습니까.
"그룹 계열사들의 지원을 업고 있는 대형 상사들에 비해 매출 규모가 달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점에서 개인 하나하나의 능력은 우리가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성장 잠재력은 더 큽니다. 지난해부터 이익구조가 개선되면서 올해는 영업이익률이 2%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2015년에는 매출 2조5000억원,영업이익 750억원을 거둬 영업이익률 3%로 7대 종합상사 중 수익성에서 선두권에 오를 것입니다. "
▼유가증권시장 이전도 같은 차원입니까.
"우리의 경쟁 상대인 SK네트웍스,GS글로벌 등이 모두 유가증권시장에 있습니다. 그곳으로 옮겨 투자자들로부터 제대로 평가를 받자는 뜻에서 내린 결정입니다. 무역 및 IT라는 사업의 특성도 코스닥보다는 유가증권시장이 적합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또 지분 52.2%를 갖고 있는 코리아e플랫폼의 기업공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회사의 재무구조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됩니다. "
▼아이넷과 글로텍의 시너지 및 합병 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코오롱아이넷은 방탄복,헬멧,안전화 등을 군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글로텍은 히텍스(HeaTex) 제품을 코오롱인더스트리를 통해 공급하고 있고요. 군수품 사업은 아이넷이 주도가 돼 그룹의 자원을 100%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합병은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
윤성민/조재희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