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일로 예정된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의 최대변수는 '4 · 27 재 · 보선 결과'다.

경선에는 황우여(4선 · 인천),안경률(3선 · 부산),이병석(3선 · 경북),이주영(3선 · 경남) 의원이 뛰고 있다. 안 의원이 초반 앞서가는 양상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하지만 재 · 보선 결과에 따라 원내대표 경선 판도는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상당수 의원들은 지지후보 결정을 선거 이후로 미뤘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선거 이후 여권 내 권력구도 자체가 바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의원들 사이에는 서둘러 원내대표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나타내면 손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고 말했다.

재 · 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하면 안 의원에게 더욱 힘이 쏠릴 가능성이 높다. 선거 승리를 바탕으로 정국 주도권 확보를 위해 친이계가 결집할 수 있어서다. 안 의원은 중도와 친박진영의 고른 지지를 받고 있는 진영 의원(재선 · 서울)을 러닝메이트(정책위 의장)로 맞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진 의원은 선거 초반 안 의원의 러닝메이트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으나,지난 12일 행정안전위 업무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다시 제안을 받고 현재는 정책위의장직 수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이 패한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당 쇄신'과 '조기전당대회'에 힘이 실릴 수 있어서다. 선거에서 패하면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고,이는 이재오 특임장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안 의원에게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다.

상황 여하에 따라서는 중도후보임을 자처하는 황 의원과 이주영 의원이 러닝메이트가 될 가능성도 있다. 황 의원이 원내대표로 나서고 이 의원이 정책위의장에 나온다는 시나리오다. 실제로 양 진영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내부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위기를 느낀 친이계도 안 의원과 이병석 의원 간 단일화 등에 대한 논의가 나올 가능성이 커 선거판도는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