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전인미답(前人未踏)의 2160선 안착에 성공하면서 2200 고지에 성큼 다가섰다.

20일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단기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 장세가 나타날 수 있겠지만 지수 상승 추세가 지속되면서 2분기 2300까지 오를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박희운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 지수대도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상 부담이 없다"며 "이후 경기선행지수가 상승할 전망이고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코스피지수는 우상향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지수가 꾸준히 상승하며 2500선까지 갈 것이란 관측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미국 신용등급 전망 하향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이동하지 않는 모습"이라며 "코스피지수는 2분기 2300까지 상승할 전망이고 7~8월께 정점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스 채무재조정 등 유럽 재정 불안이 불거지면서 최근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졌지만 이는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외국인은 지난 19일까지 6거래일 연속 '팔자'에 나서 983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날은 IT(정보기술)주를 중심으로 '사자'에 나서 107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 재정위험이 증폭되기보다 봉합되면서 유럽계 자금으로 추정되는 외국인 투자가들의 이탈도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과거 재정 위험이 증폭된 국면보다 한결 양호한 추이를 나타낸 유로화의 움직임이 이런 기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외됐던 IT주가 인텔 효과를 등에 업고 이날 지수 강세를 이끌면서 화학과 자동차의 강세가 IT 등 다른 업종으로 확산될 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다소 엇갈리는 분위기다.

조익재 센터장은 "원자재, 산업재 관련 업종에 편중됐던 상승세가 은행 등 일부 실적 부진업종을 제외하고 순차적으로 퍼지는 순환매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며 "미국 양적완화 종료와 관련해 논란이 커지면서 달러화가 반등할 경우 정유, 화학 등 원자재 관련 주식에서 수출주로 시장의 관심이 쏠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자동차, 화학 등 기존 주도주와 함께 전기전자, 철강이 같이 오르는 등 주도주의 확산으로 이날 지수 상승폭이 컸다"며 "지금은 주도주가 확산되는 과정인 만큼 자동차, 화학, IT, 철강을 계속 가져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실적 등을 고려하면 IT주로 매기가 적극 유입될 수 있을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박희운 센터장은 "이날 그간 부진했던 IT주가 선봉장 역할을 했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그동안 조정을 받은 만큼 상승 여력은 있겠지만 자금이 기존 주도주에서 IT로 흘러가기에는 아직 (모멘텀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홍순표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IT기업 실적이 1분기보다는 2∼3분기에 개선될 것이란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면서도 "인텔과 애플 효과가 IT주의 1분기 부진한 실적에 초점이 맞춰진 투자심리 연결고리를 끊어줘 업종 간 손바뀜이 이뤄질 수 있을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