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MBA(원장 박상수 · 사진)는 경영학과,문화예술경영학과,의료경영학과 등 3개 학과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경영학과에는 일반경영 경영컨설팅 중국경영 국제경영 브랜드매니지먼트 세무관리 e-business 등 7개의 세부 전공이 있다.

이 중 특이한 것은 경영컨설팅이다. 이 전공을 이수하면 전략기획,경영혁신을 포함한 경영컨설팅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는다. 석사학위뿐만 아니라 민간자격협회와 한국능률협회가 발급하는 '경영컨설턴트 자격증'도 부여받는다. 1999년 우리나라 최초로 경영컨설팅학과를 개설한 경희대는 지금까지 이 전공으로 700여명의 동문을 배출했다.

흔히 경영컨설턴트는 '비즈니스 닥터'라고 불린다. 사람이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듯이 기업에 문제가 있으면 이를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경영컨설팅학과 수업은 실제 경영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모니터링하고 해결하는 과정으로 짜여 있다. 최근에는 자산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퇴직연금 컨설팅 부문도 각광받고 있다.

문화예술경영학과도 인기 학과다. 이 학과의 세부전공으로는 박물관 · 미술관경영전공,공연예술경영전공,문화예술정책전공이 있다.

경희대의 문화예술경영학과는 1999년 예술대에서 경영대로 편입됐다. MBA 분야의 외연이 넓지 않던 시절이었지만 문화예술의 경영적 측면에 일찍 눈떴기 때문이다.

이 학과의 학위를 받으면 박물관 등 큰 문화예술시설은 물론 지역사회의 문화원 같은 작은 시설을 경영할 능력도 인정받을 수 있다. 정책기관에서 예술행정 인력으로도 일할 수 있으며 비영리 문화예술 페스티벌도 기획할 수 있다. 페스티벌의 경우 축제 자체는 비영리지만 그에 필요한 재원마련 등을 하는 과정에 있어서는 경영 마인드가 반드시 필요하다.

박신의 경희대 경영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문화예술경영은 21세기의 흐름에도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사회적 기업 등 대안적인 가치를 많이 찾는 상황인 만큼 그에 맞는 가치를 제공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의료경영학과는 1998년 경희대에서 생겼다. 10년 이상 사회로 수많은 동문을 배출했고 지금도 전임교원이 5명,재학생 100명 이상으로 국내 최고 수준 규모다.

수강생들도 의료산업을 이끌고 있는 정상급 인력들이 많다. 현재 병원으로는 삼성병원,현대아산병원,서울대병원 등의 이사장이나 과장들이 수강하고 있고 제약회사에서는 한미약품 대웅제약 종근당 등의 관계자가 있다. GE메디칼 등 의료기기 업체에서도 온다. 수업도 각 분야 동문들의 다양한 사례를 청취할 수 있다. 이 대학 의료기관과 제휴를 통해 풍부한 자료도 활용할 수 있다.

의료경영학과의 세부전공으로는 의료기관경영전공,의료정책전공,의료산업경영전공이 있다. 오는 6월에는 의료경영학과 주최 학술 세미나가 열릴 예정이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해 각 분야의 의료분야 관계자가 참석해 새로운 의료경영 패러다임을 논의한다. MBA 과정 수강생들은 의료관광 등 관련 분야 트렌드에 대한 인식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한편 경희대 경영대학원은 2008년 10월부터 중국 톈진대와 복수학위 협정을 체결했다. 톈진대는 경영학 분야에서는 중국 내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경희대 MBA 수강생이라면 누구나 복수학위 프로그램에 지원할 수 있다. 경희대에서 두 학기 이상,톈진대에서 두 학기 이상을 이수해야 한다. 이후 각 대학이 요구하는 졸업요건을 충족하면 두 학교의 학위를 모두 취득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 기업인들이 중국에 진출해 빠르게 현지화하고 경영능력을 충분히 선보일 수 있도록 짜여져 있다. 톈진은 특히 최근 중국에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지역인 만큼 중국 진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희대 경영대학원 관계자는 "향후 지속적으로 시대 흐름에 부응할 수 있는 수요자 중심의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개발하겠다"며 "특히 글로벌 경영교육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