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건호 금융투자협회장(사진)은 21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개최된 제36차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 연차총회에서 "금융교육 활성화는 국가차원의 전략적 접근과 정책 교류 등 국제공조가 필요하다"며 소비자 금융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국제투자교육연맹(IFIE) 회장 자격으로 본회의 연설에 나선 황 회장은 "복잡하고 다양한 금융 상품의 출현과 인구 노령화 가속 등으로 소비 금융교육의 중요성이 새삼 강조되고 있다"며 "금융교육은 소비자의 금융능력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금융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서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또 "교육받은 투자자들의 현명한 투자 결정은 자원의 효율적 분배를 통해 시장효율화에 기여하고 경제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그러나 이 같은 중요성에 비해 교육비용과 효과 측정 어려움 때문에 충분히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나 공적규제당국이 직접 금융교육을 담당하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며 "자율규제기관이 담당하는 것이 효율적이며 금융회사와 기관투자가,상장회사들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황 회장은 자율규제기관이 담당하면 "국민부담이 아닌 업계와 공동부담으로 교육을 수행할 수 있고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이점을 들었다. 이와 함께 "정부와 감독당국은 국가차원의 교육정책을 수립하고 금융소비자교육 활성화를 위한 제도와 법령 등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며 "IOSCO가 금융교육 국가전략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데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투교협) 활동 등 한국 자본시장의 교육경험도 소개했다. 황 회장은 "투교협은 일반인과 학생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금융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그 결과 가계의 자산운용 패러다임이 '저축에서 투자'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투교협은 2005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협회 거래소 등 7개 자본시장 관계자들이 금융교육 시행을 위해 설립한 조직이다.

한편 황 회장은 이번 연차총회 기간 중 그래그 텐저 IOSCO사무총장,네잣 우즈탕구 국제증권업협의회 이머징마켓위원장,요한 질 남아공저축투자협회장 등과 만나 IOSCO와의 상호협력 방안 및 국내 금융투자 업계의 남아공 진출방안 등을 협의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