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200선을 터치하며 신기원을 열고 있지만 일반투자자들의 체감지수는 여전히 그리 높지 않다. 화학 자동차 등 대형 우량주만 연일 최고가를 갈아치우는 반면 개미들의 선호 종목인 중소형주 주가는 꿈쩍도 하지 않은 경우가 태반이어서다.

개인투자자들의 박탈감은 21일 코스닥지수가 2.67포인트(0.50%) 하락,529.58로 마감한 데서도 짐작할 수 있다. 코스피지수는 이달 4.35% 올랐지만 개인 매매 비중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코스닥지수는 0.79% 상승에 그치는 부진한 모습이다.

최근 증시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상승세가 자동차 정유 · 화학 '투톱'의 대형주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달 들어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이른바 '현대차 3인방'의 상승률은 각각 16.00%,12.02%,11.45%로 코스피지수를 크게 웃돈다.

하지만 중소형 종목으로는 이상하리만치 온기가 확산되지 않아 개인투자자들은 증시 상승의 '과실'을 따먹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449개 종목이 하락해 상승세를 기록한 종목(380개)보다 많았다.

이 같은 양극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형주 위주로 전개되고 있는 이번 랠리의 상승 탄력이 다음달부터는 중소형주로 옮겨갈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유주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경기선행지수가 상승 반전되는 등의 이유를 근거로 중소형주 랠리가 지속될 것으로 봤지만 상품가격 강세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이 같은 예상이 실현되지 않았다"며 "하지만 최근 원자재값 상승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으며 개인을 중심으로 수급 여건이 개선되고 있어 다음달부터는 중소형주 랠리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 연구원은 "지난 10년 동안 중소형주는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긴 고객예탁금이 늘어난 것과 비례해 상승세를 보여왔는데,최근 이 규모가 지난달 말 대비 10%가량 증가한 17조원으로 늘어났다"며 "이는 중소형주 수급 개선에 긍정적인 요소"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부품주,2차전지주 등 일본 대지진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중소형주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대신증권은 최근 설비투자에 나선 우량 중소형주의 경우 경기 회복이 본격화될 때 수혜를 보게 될 것이라며 세아베스틸 동양강철 대덕전자 등을 추천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