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차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로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가 급부상하고 있다.당초 가장 유력한 차기 ECB 수장 후보였던 악셀 베버 독일 중앙은행(분데스방크) 총재가 올해초 불출마 의견을 밝힌 뒤 독일,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이 드라기 총재 지지 신호를 보내는 등 유럽 각국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 “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이 차기 ECB 총재 후보로 드라기 총재만한 인물이 없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최근 미국 워싱턴 국제통화기금(IMF)회의에서 “앞으로 ECB를 이끌 인물로 그동안 언급되지 않았던 깜짝 인사가 등장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네덜란드,룩셈부르크,핀란드 등 유럽 소국들에서 제기되던 ‘제3 인물론’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쇼이블레 장관은 “드라기 총재야 말로 베버 분데스방크 총재 이후 가장 유력하고 현실적인 후보”라고 언급,오는 11월 ECB총재직을 물러나는 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의 후임으로 드라기 총재에 대해 사실상 공개지지 입장을 밝혔다.

지난주 베르너 호이어 독일 외무차관도 “드라기 총재가 매우 훌륭한 ECB 총재가 될 것이며 유로화 안정이라는 독일의 목표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독일 경제일간 한델스블라트도 “독일 집권연정의 한축인 자유민주당도 드라기 외에 대안이 없다고 판단하고 그를 지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드라기 총재도 올초 “독일은 다른 나라의 모범”이라며 재정적자 방지를 위한 예산관련 규정위반에 대한 제재강화를 촉구하는 등 독일에 보조를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지난 7일 ECB가 3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린 후에도 “통화정책이 여전히 경기부양적(accommodative)”이라고 말해 독일과 같은 입장을 보였다.

프랑스도 드라기 총재가 선임될 경우,이탈리아 출신인 로렌조 비니 스마기 이사의 자리를 프랑스 인사가 채울 수 있다는 점에서 드라기 총재에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이브 메르시 룩셈부르크 중앙은행 총재,에르키 리카넨 핀란드 중앙은행 총재,누트 벨링크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 등 경쟁자들과는 달리 드라기 총재가 유럽내 대국 출신으로 국제경험이 풍부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