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주들의 상승세가 연일 이어지면서 화학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들의 기분 좋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자신들이 추천하는 종목들의 주가 상승은 반갑지만 오르는 속도가 너무 빨라 상황을 설명하기가 여의치 않아서다.

22일 오전 11시18분 현재 화학업종지수는 전날보다 1.70% 상승한 6477.90을 기록하고 있다. 화학업종지수는 지난 옵션만기일(14일) 전날부터 급등하기 시작하면서 전날까지 약 1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5% 가량 오른 것과 비교해도 두드러진 상승세다.

종목별로 보면 오름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대장주인 LG화학이 이 기간 동안 23% 가량 급등했고, 태양광 대장주인 OCI가 22% 올랐고, 합성고무 생산업체인 금호석유가 38% 급등했다. 이들 종목은 이 시간 현재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LG화학(1.94%), 금호석유(7.96%), OCI(4.40%) 오름세다.

주요 정유사들의 주가 상승 속도도 가파르다. 정유 대장주인 SK이노베이션은 지난 5일부터 전날까지 단 하루를 제외하고 상승해 이 기간 동안 상승률은 30%에 달한다. S-Oil, GS도 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이면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밖에 화학업종에 편입된 중대형주인 호남석유, 한화케미칼, SK케미칼, SKC 등도 화학업종지수의 상승세에 맞춰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화학업종을 담당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훨씬 더 좋게 나오면서 화학업종의 주가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실적 개선을 기반으로 한 최근의 주가 상승 속도가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는게 애널리스트들의 설명이다.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하고 있는 대표종목들의 12개월 목표주가를 가뿐하게 넘기는 사례가 빈번해서다.

한 증권사의 화학담당 연구원은 "이미 대형 화학주들의 경우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12개월 목표주가 대비 상승여력이 10%에 불과한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면서 "화학주의 추세적인 상승이 기대되기는 하지만 주가 상승 속도가 너무 가팔라 섣불리 추격 매수에 나서라고 말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주요 화학업체들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은 변함이 없지만 최근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은 있어 보인다"면서 신중한 투자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