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들이 펀드 투자를 하기는 쉽지 않다. 펀드에 돈을 묻어둘 경우 만기가 되거나 환매할 때까지 생활비를 빼내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을 해결해 주는 상품이 '월지급식 펀드'다. 월지급식펀드는 거치식으로 목돈을 펀드에 투자한 뒤 매달 또는 원하는 주기로 연금처럼 꼬박꼬박 돈을 지급해주는 신개념 맞춤형 금융투자 상품이다. 정기적인 현금수령으로 안정된 생활을 도와주는 데다 맞춤형 금융서비스까지 제공해 새로운 개념의 재산증식 방법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연금처럼 지급해 주는 신개념 펀드

월지급식 펀드는 은퇴 후 매월 생활비가 필요한 사람이나 금리 하락으로 정기예금 이자로는 생활이 어려운 고객,임대 수익이 줄어 다른 현금흐름 창출 수단을 찾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일본 사례를 살펴보면 노후나 은퇴를 준비할 때 월지급식 펀드에 많은 자산을 배분하고 있다. 일본의 펀드 유형별 자산 규모를 보면 3월 말 현재 정기배분형이 15만4659억엔으로 전체 펀드자산의 29.6%를 차지하고 있다. 정기지급식 펀드는 일반주식형 펀드의 두 배가 넘는 판매액을 기록해 2000년대 일본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자리잡았다.

한국도 고령화 시대가 가속화되고 저금리 시대가 정착되면서 월지급식 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확정금리나 부동산 투자로는 은퇴 이전 수준의 현금 마련이 어렵기 때문이다. 노후에는 자산을 늘리는 것보다 안정적인 현금유입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월지급식펀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박진환 한국투자증권 WM컨설팅부 부장은 "저금리 추세가 지속됨에 따라 은행권 고객들은 예금금리보다 높은 '미들 리턴(middle return)' 상품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며 "현금흐름이 필요한 고객을 중심으로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한 월지급식 펀드 서비스

특정 펀드가 아닌 다양한 펀드군을 대상으로 매월 현금을 지급하는 신개념 금융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월지급식 펀드 플랜 서비스'는 펀드에 투자한 다음달부터 고객이 원하는 날에,원하는 금액을,원하는 주기로 주는 맞춤형 월지급식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 적용 대상은 성과분석 리스크분석 등 정량적인 요인과 운용전략평가,운용역 평가 등 정성적 요인을 감안해 엄선한 펀드로 총 13개가 라인업돼 있다. 은행 및 보험사의 연금형 상품의 한계인 낮은 수익성과 선택의 제약성을 극복하고 다양한 수익구조의 상품을 구축해 기대수익률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푸르덴셜투자증권 등도 펀드뿐만 아니라 채권 즉시연금 등에서 매월 일정금액을 출금할 수 있는 '스마트 월지급식 서비스'를 선보였다. 다양한 출금 주기를 선택할 수 있으며,출금액을 활용한 적립식 투자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또 월지급식 서비스를 통해 채권형 채권혼합형 주식혼합형 등 거치식 펀드는 물론 소매채권,즉시연금상품 등에 대한 투자도 가능하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