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단 한 번도 내주지 않고 사수한 지 꼭 한 달이 지났다.

이렇게 파죽지세의 기세로 지수를 밀어올린 '일등공신'인 외국계투자자들은 2000선 위에서 어떤 종목들로 큰 이득을 냈을까.

21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21일(2000선 재돌파) 이후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주 '3인방'을 통해 10조원 가까이 보유 시가총액을 불려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수가 본격 반등하기 시작한 지난달 15일 이후 '바이 코리아' 외치며 외국인이 신규 매입한 규모(약 5조원)에 비해서 상당히 많은 수준이다.

반면 외국인은 최근 한 달간 기아차(약 872억원 순매수)를 제외한 현대차(약 -3700억원)와 현대모비스(약 -1980억원)는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은 현대차그룹주 '3인방'의 주가상승 덕분에 보유지분을 꾸준히 줄이고도 오히려 보유시가총액이 늘어난 셈이다. 기관투자자들이 외국인의 차익실현 물량을 모두 받아내며 주가를 밀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1개월간 주가상승률은 각각 약 31%, 26%, 32%에 달한다.

현대차그룹주 이외에 지난달말 이후 외국인들의 보유시가총액이 1조원 이상 급증한 곳은 삼성전자, LG화학, 하이닉스 등 3곳. 그러나 이들은 모두 신규 매수한 규모가 커 실질적인 증가액은 크지 않다.

외국인들이 지난 한 달간 가장 많이 순매수한 곳은 삼성전자, 포스코, KB금융, LG화학, 하이닉스, 현대중공업, 삼성물산, NHN 등 순으로 주로 업종내 대표주(시가총액 기준)들을 집중 매입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