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사진)의 방중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지재룡 주중 북한 대사가 최근 중국 고위층과 잇따라 접촉했다. 방중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으로 해석된다. 이르면 내주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베이징 외교가에 따르면 지 대사는 지난달 25일 자칭린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을,지난 7일 리창춘 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잇따라 면담했다. 지난달 하순과 이달 초순엔 관영통신 신화의 리총쥔 사장,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장옌눙 사장을 만났다. 지난 20일에는 멍젠주 국무위원 겸 공안부장을 방문했다.

자 주석과 리 상무위원은 중국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고 신화 및 인민일보 사장은 장관급 인사다. 멍 공안부장은 중국 인사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의 권력 승계를 인정하는 발언을 한 인물로 외국 수반의 방중 시 경호를 담당한다.

한 나라의 대사가 이처럼 짧은 기간에 중국 최고위층을 잇따라 만난 것은 드문 일이다. 김정은의 방중을 위한 사전작업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외교가에선 "양국 주요 지도자들의 내부 일정으로 볼 때 김정은이 이르면 내주 혹은 5월 초께 방중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측은 당분간 주요 일정이 없으며 중국 역시 내달 1일 노동절 휴일을 빼면 큰 행사가 없다.

방중 수단은 비행기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얼마 전 북측에 "열차 이용 시 생길 수 있는 경호상의 문제들 때문에 가급적 비행기를 탔으면 좋겠다"는 뜻을 비공식적으로 북측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6차례 중국 방문 때 모두 전용열차를 이용했으며 중국은 매번 철도와 도로를 완전 통제하고 곳곳에 경찰을 배치하는 철통경호를 해왔다.

김정은이 비행기를 이용한다면 이는 단순한 방중 수단의 변화를 넘어 북한 지도자의 세대교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간은 현지 시찰 등을 포함, 3~5일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기자 /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