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1일 "전 세계에서 삼성에 대한 견제가 커지고 있다"며 "이는 못이 나오면 때리려는 원리"라고 말했다. 경쟁자들의 공세를 담담하게 설명하는 이 회장의 발언에서 오히려 자신감이 읽혀진다. 삼성에 견제구를 던지는 기업은 애플과 구글 등 글로벌 IT 업체들이다. 애플은 디자인 특허 침해를 이유로 삼성전자에 소송까지 냈다. 삼성에 흠집내기를 시도할 만큼 다급해졌다는 얘기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소송이 삼성에 대한 최고의 칭찬이라는 역설적인 표현까지 썼다.

애플은 핵심역량인 창의성과 융합 능력으로 아이폰과 아이패드라는 IT 기기를 만들어 냈다. 이 기기는 새로운 모바일 비즈니스 생태계를 창출해 올해 1분기 순이익만도 60억달러로 예상된다. 이런 애플이 삼성전자를 공격하고 나온 것은 IT기업 중 하드웨어와 소프트를 골고루 갖춘 사실상 유일한 기업이 삼성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전자산업의 토대인 반도체와 가전 컴퓨터 통신기기 모두를 포트폴리오에 포함시켜 놓고 있다.

여기에서 나오는 탄탄한 기술력과 영업력은 어떤 기업도 쉽게 넘볼 수 없다. 제조업 기반이 전혀 없는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애플의 공세에 맞서 삼성은 어제 맞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지만 굳이 그런 방식이 아니더라도 이제 애플의 독주를 막을 유일한 기업은 삼성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못이 나오면…'이라는 이건희 회장의 발언에서 우리는 한국 전자산업이 이만큼 성장해왔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견제와 방해가 있다고 주저앉을 수는 없다. 이제 본격적인 경주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