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가격 강세에 힘입어 고려아연이 또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가파른 은 가격 상승이 이익 성장을 가속화시킬 것이란 기대 덕분이다.

고려아연은 22일 장 초반 49만5000원까지 치솟아 1년 최고가에 올랐다. 이후 외국인과 기관이 차익 실현 물량을 내놓은 탓에 1.36%(6500원) 하락한 47만2000원에 장을 마쳤지만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고려아연 주가는 올 들어 60% 이상 올랐다. 은값 상승으로 올 1분기 실적이 사상 최대에 달할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올렸다. 현대증권은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으로 감가상각비가 700억원 줄어 1분기 재무제표상 영업이익은 2032억원으로 치솟을 것으로 분석했다. 기존 기업회계기준(K-GAAP)에 따라 결산한 1분기 영업이익도 1857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라고 진단했다.

변종만 LIG증권 연구원도 "1분기 매출은 1조79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4.7%,영업이익은 2060억원으로 46.9%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아연공장 증설이 완료되면서 아연 판매량이 전 분기보다 6.3% 늘어난 데다 은 가격도 26% 오르는 등 금속 가격 상승이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금 은 등 금속 가격 상승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최근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제조업의 경쟁력은 원가 전가 능력으로 결정되는데 고려아연은 최종 제품이 아닌 금 은 아연 등의 괴를 생산하는 제련업체로 가격 상승이 이익 확대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김현태 현대증권 연구원은 "은 가격이 온스당 1달러 상승하면 영업이익도 연 100억원가량 증가해 적정 주가를 5000원씩 높여야 하는 사업구조"라며 목표주가를 56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다른 애널리스트는 "고려아연 주가는 은 가격과의 상관계수가 0.9를 웃돈다"며 "생산력 증가에 따른 효과는 주가에 이미 반영됐고,향후 주가 움직임도 은 가격 변동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은을 포함해 금속 가격의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은의 경우 공급 확대는 더딘 반면 산업 수요가 회복되고 사용처가 확대되면서 가격 상승이 계속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원재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물량 증가와 가격 상승 요인으로 2분기에도 영업이익 2300억원을 넘길 것"이라며 "3분기엔 전력 부하 조정과 아연공장 보수로 인해 판매가 소폭 둔화되겠지만 실적모멘텀은 4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