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광산 비즈니스가 뜬다] "廢휴대폰ㆍ가전서 노다지 캐자"…자고나면 또 수집상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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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사상최고
대기업 시장 진출 활발
포스코엠텍, 리코금속 인수…LS니꼬동제련, 2곳 계열사로
도시광산 왜 주목받나
"산업용 금속값 더 오른다"…재활용 땐 5~10배 가치 창출
시장 현황은
고물상 수만여 곳 달해…피라미드 유통구조 갖춰
대기업 시장 진출 활발
포스코엠텍, 리코금속 인수…LS니꼬동제련, 2곳 계열사로
도시광산 왜 주목받나
"산업용 금속값 더 오른다"…재활용 땐 5~10배 가치 창출
시장 현황은
고물상 수만여 곳 달해…피라미드 유통구조 갖춰
금을 비롯 산업용 금속 가격이 급등하면서 '도시광산'이라고 불리는 자원 리사이클링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LS니꼬동제련,고려아연 외에 최근엔 포스코까지 진입했다. "자고 일어나면 수집상이 생겼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도시광산 시장이 팽창하고 있다. 해외 광구에서 원자재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 재활용 사업에 눈을 돌리게 하는 이유다. 지식경제부는 도시광산의 경제적 가치가 4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도시광산업 대기업들도 '군침'
포스코 계열의 철강원료 엔지니어링 업체인 포스코엠텍은 22일 '도시광산' 전문업체인 리코금속의 지분(88.6%)과 경영권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제련 업체인 나인디지트를 인수한 데 이어 두 번째 M&A(인수 · 합병)다. 이로써 포스코엠텍은 '회수-선별-파쇄'에 이르는 도시광산 사업의 전 공정을 직접 영위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유일의 구리 제련업체인 LS니꼬동제련 역시 도시광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2008년에 도시광산 전문업체인 토리컴을,2009년엔 폐휴대폰 등을 회수하는 리싸이텍을 계열사로 영입했다.
다음달 초엔 GRM이란 자회사가 공장을 완공하고 본격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리싸이텍이 폐휴대폰 등을 수집해 GRM에 보내면 GRM은 원료를 녹여 전기동의 중간제품인 동을 생산하게 되고,LS니꼬는 GRM으로부터 받은 동을 순도 99.99%의 전기동으로 만들어낼 계획이다. 토리컴은 귀금속과 희귀금속을 추출하고 생산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도시광산과는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GS칼텍스도 작년에 다우메탈을 인수하면서 자원 리사이클링 시장에 뛰어들었다. 다우메탈은 폐유 등 정유공장의 부산물에서 몰리브덴을 추출하는 기술을 가진 업체다.
◆"더 오른다" 기대…재활용 원료 사라져
도시광산이 주목받는 이유는 금을 비롯 산업용 금속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가격 상승은 제조업체들로선 원가 부담으로 직결된다.
이에 따라 제조공정에서 나오는 스크랩이나 소비자들이 사용하다 버린 폐가전을 재활용해 여기에서 고순도 금속을 추출하면 되지 않느냐는 발상이 나왔다. 올해 결성된 도시광산협회 관계자는 "한국은 이제 5~6년의 역사를 갖고 있지만 일본에선 20여년 전부터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삼성전자가 휴대폰을 만들 때 사용하고 남은 스크랩을 모아 LS니꼬동제련 등이 가공하면 5~10배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게 도시광산협회의 설명이다.
대기업들이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도시광산의 원재료인 폐휴대폰,폐가전을 수집하는 대형 '고물상'의 숫자도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LS니꼬동제련 관계자는 "통계 자체가 없어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수만 개에 달할 것"이라며 "대상(大商)-중상-소상 등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피라미드 유통 구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최근의 금값 상승으로 현장에선 오히려 '매물'이 사라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물건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LS니꼬동제련 관계자는 "도시광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가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재활용 원료를 얼마나 수집할 수 있느냐 하는 양의 문제,그리고 폐휴대폰 등에서 희귀금속을 어느 단계까지 추출할 수 있느냐는 기술 발전의 문제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