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도시광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중국이다. 금을 비롯해 각종 귀금속과 희귀금속이 들어 있는 폐휴대폰이 중국으로 대거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폐휴대폰을 수집하기 위해 한국에 상주하는 중국인 수집상만 3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이른바 한국인 '바지 사장'을 내세워 입찰에 참여하는 탓에 실제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입찰 등의 방식으로 시장에서 공식적으로 팔리는 재활용 대상 스크랩은 1만2000t(2009년 기준) 정도로 추산된다. 도시광산 전문업체 관계자는 "이 가운데 LS니꼬동제련이 6000t,고려아연은 2000t가량을 처리했다"며 "중소 전문업체들이 2000t가량을 처리하고 나머지는 밀수 형식으로 중국으로 빠져나간다"고 설명했다.

폐휴대폰을 수거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중국에 중고 휴대폰으로 팔려는 수집상들 때문에 재활용 시장에 나오기도 전에 중국으로 흘러나간다는 얘기다.

도시광산 전문업체인 토리콤 관계자는 "입찰에 들어가 보면 중국이 블랙홀이라는 상황을 쉽게 알 수 있다"며 "LS가 1000원을 낸다고 하면 중국 상인들은 1250원을 부른다"며 "이들은 중국 현지에 가서 중고 휴대폰 등으로 1500원에 팔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과 달리 휴대폰은 체계적으로 수거할 방법이 없다는 것 역시 골칫거리"라며 "중고폰을 팔아봐야 얼마 받지도 못하기 때문에 대부분 장롱 속에 묵혀둔다"고 설명했다. 폐가전은 생산업체가 의무적으로 회수해야 하지만,폐휴대폰엔 이 같은 법적 규정이 없다.

중국으로 재활용 금속이 유출되는 상황이 개선되려면 중국 정부의 단속 의지가 주요 변수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중국 정부는 폐휴대폰 등을 수거해 재처리하는 과정에서 환경 오염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최근 통관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공개 시장에 나온 폐휴대폰 물량이 많았는데 이유는 중국의 엄격한 단속 덕분이었다"고 전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