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인천 남동공단 폐기물 재활용업체 아이티그린의 작업 현장.한쪽에서 10여명의 직원들이 중고 휴대폰과 PC 등을 분해하느라 분주하다. 휴대폰에 박힌 나사 하나부터 메인 기판,배터리,LCD 박막,케이스까지 일일이 손으로 뜯어낸다.

다른 한쪽에서는 메인 기판 등 금도금한 부분만 따로 수집해 금을 추출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특수용액이 담긴 통에 부품을 넣고 흔들자 노란 물이 배어나오기 시작한다. 이것을 응고시키면 금덩어리가 만들어진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이 회사는 지난해 10㎏의 금을 채취했다. 이 회사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수거하는 폐휴대폰이나 일반 기업들이 폐기하는 PC 등을 입찰 방식으로 매입하고 있다. 이곳에서 채취한 금과 은은 중간도매상을 통해 판매한다.

금값이 온스당 15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다른 원자재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면서'도시광산'이 주목받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수집상이 생겨나고 대기업들도 관련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LS니꼬동제련,고려아연,에강리메텍 등 40여개 업체가 4~5년 전부터 잇따라 도시광산 산업에 진출했고 최근엔 포스코도 합류했다.

환경부 등에 따르면 작년 기준으로 전기 · 전자제품과 자동차 등에 들어 있는 국내 금속자원은 46조4000억원 규모다. 매년 전자제품 3500여대,자동차 60만~70만대가 버려지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4조원가량의 폐금속자원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건설기계,건설 폐기물,무기 등을 합할 경우 실제 폐금속자원의 잠재 규모는 60조원,연간 추출 가능 규모는 7조원 정도다. 최대 수입 광물인 철광석의 연간 수입액(7조1834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특히 휴대폰은 다양한 광물을 담고 있어 도시광산의 꽃으로 불린다. 국내에서는 한 달에 폐휴대폰에서 25㎏(15억원어치)의 금을 뽑아내고 있다.

☞ 도시광산

전기 · 전자제품,자동차 등 생활계 폐기물과 폐촉매,폐액 등 사업장 폐기물에 있는 금속자원을 뽑아 재활용하는 사업.폐휴대폰 1t에서는 금 400g,은 3㎏,주석 13㎏,니켈 16㎏,리튬 5㎏이 나온다.

인천=박영태/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