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이 새로운 자산관리 수단으로 떠올랐다. '언제,어디서,어떤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교환가치를 보장받을 수 있어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금은 '동산'과 '부동산'의 장점을 함께 가지고 있다. 특정한 만기가 없고 실물의 가치가 유지되는 부동산의 장점과 보유하는 데 비용이 필요하지 않고 유동성이 풍부한 동산의 장점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통화 및 조세정책 등 정부정책에 따른 영향도 비교적 낮은 편이다. 최악의 불확실성에 직면하더라도 교환가치를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다.

◆금값 1500달러 돌파

금값은 지난 21일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1500달러를 돌파했다. 국제 정세의 불안정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이자 안전자산인 금에 자금이 몰리고 있어서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1일 금 6월물 가격은 1503.8달러로 마감했다. 금값은 1년 새 30% 이상 치솟았다.

달러 약세가 장기화하면서 금값은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미국 정부부채가 14조달러를 넘어서 채무한도(14조3000억달러)에 육박한 데다 지난 18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한 것도 달러 약세,금값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현물? 금통장? 금펀드?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현물과 금펀드,금통장 등 크게 3가지 방법이 있다. 자산가나 거액투자자의 경우 현물에 직접 투자하는 것도 좋지만 매매의 불편함과 리스크를 감안한다면 금펀드나 금통장도 좋은 투자수단이다. 금통장은 금 지수에 연동해 수익률이 결정되며 금펀드는 금지수에 투자하는 펀드와 금 관련 기업(주식)에 투자하는 펀드 등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은행의 금 예금상품은 국제 금 시세와 원 · 달러 환율에 직접 연동된 가격으로 거래된다. 국제 금 시세가 오르고 환율이 올라갈 것(원화가치 하락)으로 예상될 때 투자하는 것이 가장 좋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예를 들어 g당 가격이 10만원일 경우 은행 창구에 20만원을 내면 통장에 2g이 찍히게 된다. 은행을 통해 가상으로 금을 살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은행에서 판매하고 있는 금융상품은 최근 수익률이 10%를 넘어서 높은 수익을 실현하고 있다.

금 관련 업체에 투자하는 펀드상품에 가입할 수도 있다. 국제 금값이 오르면 금광회사의 주가도 함께 오르므로 그만큼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실물 매매시 무턱대고 금을 매입하거나 환매할 경우 후회하기 십상이란 것.투자목적으로 금을 매매하려면 자신이 금을 매입했을 당시의 가격과 환매가를 잘 비교해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 이와 함께 금은 가격 변동성이 높은 만큼 여러 자산에 대한 분산투자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제안한다.

◆금융회사 상품 뭐가 있나

대표적인 금 예금상품으로는 신한은행의 '신한 골드리슈'가 꼽힌다. 신한 골드리슈는 금 실물 거래 없이 통장에 금을 적립하거나 입출금할 수 있는 상품이다. 세부 상품으로는 '골드리슈 금적립' '키즈앤틴즈 금적립' '골드리슈 골드테크통장' 등이 있다. 골드테크통장은 가입기간 및 자격과 최소 · 최대거래량 등에 제한이 없으며 자유입출금식이다. 금적립과 키즈앤틴즈 금적립은 각각 6개월~5년,3년의 가입기간이 정해져 있고 자유적립식이다. 최소 거래량은 두 상품 모두 1g 이상이다. 금 예금상품에서 현물로 인출할 때는 부가가치세(10%)를 내야 한다.

삼성증권 '골드 4Nine'은 저렴한 가격에 우수한 성분의 금 실물을 구입해 '골드테크'를 하는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국제시세의 105.0%에 부가가치세(10%)를 더한 가격에 거래할 수 있다. 최소 거래단위는 1㎏이다. 실물 보증은 런던금시장협회(LBMA)가 하며 공급은 LS-니꼬동제련이 맡는다.

금 관련 펀드는 역외펀드와 역내펀드가 있다. 대표적인 역외펀드로는 블랙록자산운용의 블랙록 월드골드펀드,소시에테제네랄에서 운용하는 금광업펀드 등이 있으며 역내펀드로는 신한BNPP 골드펀드,한화 골드펀드 등이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