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무개선약정을 체결한 대기업 그룹 총수의 보유주식 중 80% 이상이 금융사에 담보로 잡힌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삼성 LG 롯데 현대중공업 등 총수들의 주식은 담보가 거의 없어 재벌가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24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금호석유 주식 134만6512주를 산업은행에 담보로 제공했다. 박 회장이 보유한 총 135만6906주의 계열사 주식 중 99.2%가 담보로 잡힌 것이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도 보유주식 1541만9769주 중 1230만305주를 담보로 제공, 주식담보 제공 비율이 79.8%에 달했다. 김 회장은 동부건설이 산업은행에서 빌린 차입금에 대해 본인 주식 238만주를 담보로 내 놓기도 했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 설윤석 대한전선그룹 부회장도 보유주식의 83.8%, 81.7%씩을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담보주식이 2000주에 불과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담보로 잡힌 주식이 전혀 없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 등 보유주식의 34.5%에 질권이 설정돼 있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강덕수 STX그룹 회장도 보유주식 중 26%와 49.8%에 질권이 설정돼 있다.

한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9월 SK C&C 401만주를 담보로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총 보유지식의 17.9%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SK그룹의 지배구조와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자금에 활용될 것으로 추측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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