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출신의 두 선수가 골프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는 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로열자카르타GC(파72)에서 열린 아시안투어 인도네시아 마스터스에서 정상에 오르며 지난 2월 마르틴 카이머에게 빼앗긴 랭킹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이날 38세 생일을 맞은 웨스트우드는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2위 통차이 자이디(태국)를 3타차로 제쳤다. 랭킹 1위 카이머는 이번주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그러나 웨스트우드의 랭킹 1위는 25일(한국시간)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튼헤드 아일랜드의 하버타운 골프링크스(파71 · 6973야드)에서 열리는 미국 PGA투어 '더 헤리티지'(총상금 570만달러)의 최종 결과에 따라 뒤바뀔 가능성이 높다.

현재 랭킹 3위인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는 3라운드 합계 11언더파 202타로 2위 짐 퓨릭(미국)에게 1타 앞선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도널드는 배점이 높은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웨스트우드를 제치고 생애 처음으로 랭킹 1위에 등극하게 된다.

웨스트우드와 친구 사이인 도널드는 "어제도 '잘 치라'는 문자를 주고받았다. 우리는 한 번도 상대방이 부진하기를 바란 적 없다"고 말했다.

최종일 동반 라운드하는 도널드와 퓨릭은 악연이 있다. 퓨릭은 지난해 투어챔피언십 마지막날 72번째홀에서 환상적인 벙커샷으로 파를 세이브하면서 도널드를 1타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안아 페덱스컵 보너스 1000만달러를 챙겼다. 눈앞에서 1000만달러를 날린 도널드는 바로 그 다음주 라이더컵에서 퓨릭을 한 홀차로 꺾으며 유럽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도널드는 "당시 앙갚음을 했다"고 털어놨다.

1타차 선두로 3라운드에 들어간 도널드는 2번홀(파5)에서 티샷이 OB가 나면서 더블보기를 범했으나 이후 버디 4개，보기 1개를 기록했다. 2라운드까지 27위에 그쳤던 브랜든 디종(짐바브웨)이 5타를 줄이면서 합계 9언더파 204타로 스콧 버플랭크(미국)와 함께 공동 3위로 뛰어올랐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