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서울 소공동 본점 8층 '가전 존'에 들어서면 한쪽 벽면에 수십개의 헤드폰이 가지런히 걸려 있다. 최근 상품구성(MD) 개편 때 새로 생긴 체험형 헤드폰 전문 매장인 '닥터사운드(사진)'다.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길이 10m,높이 2.2m의 통로형 매장으로 만들었다. 이 곳엔 독일 젠하이저,오스트리아 AKG,일본 오디오테크니카,미국 슈어 등 세계 유명 22개 브랜드의 헤드폰과 이어폰 100여개 품목이 전시돼 있다. 누구나 헤드폰을 집어 벽면 곳곳에 있는 잭에 꽂고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아이폰 등 고음질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고 '나는 가수다' 등 TV 음악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고급 헤드폰을 찾는 수요가 늘자 발빠르게 '헤드폰 청음(聽音) 매장'을 만들었다.

가격대는 소니의 3만원대 제품부터 180만원짜리인 젠하이저의 최고급 헤드폰(HD800)까지 다양하다. 개점 이후 하루 평균 20여개씩 팔릴 정도로 소비자들의 호응도 높다. 이선형 닥터사운드 대표는 "AKG의 'K-450'(15만5000원)과 몬스터의 '비트 바이 닥터 드레'(32만9000원)는 재고가 소진될 정도"라며 "180만원짜리 최고가 제품도 한 대 팔았다"고 말했다. 이 매장은 앞으로 최고급 헤드폰 브랜드 '페니 왕'을 추가해 제품의 다양성을 높이고,보다 고음질의 음악을 헤드폰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고급 앰프도 설치할 계획이다.

하영수 롯데백화점 리빙패션팀 선임 상품기획자(CMD)는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젊은층에서 헤드폰은 음악을 듣는 도구뿐 아니라 패션 아이템으로도 각광받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취향에 따라 헤드폰의 디자인을 바꿀 수 있는 주문형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