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과 함께하는 1기업 1나눔] (60) LG '헬프 인 헬프'…김과장 멘토·대학생 멘티 "희망교실 봉사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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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대학생들과 함께 봉사, 자원봉사 인원 많아져 좋고…
"현직에 있는 인생선배들이 드림멘토가 돼주면 좋겠다"…저녁엔 진로상담 '일석이조'
"현직에 있는 인생선배들이 드림멘토가 돼주면 좋겠다"…저녁엔 진로상담 '일석이조'
지난달 초 서울 신길동 마자렐로지역아동복지센터.아침 9시부터 5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찾아와 센터 내 공부방 페인트 칠하기,강당 청소 등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LG화학이 2008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희망 가득한 교실 만들기' 활동이다. 그동안 이 봉사활동엔 LG화학 임직원만 참여했지만 올 들어선 임직원 외에도 대학생들을 참여시키고 있다. 봉사활동을 끝낸 저녁 7시께.임직원과 대학생들은 인근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대학생들은 자신들의 진로와 꿈에 대한 고민을 말했고 임직원들은 멘토가 돼 성실히 답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민지수 씨(원광대 중어중문학과)는 "낮에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말로만 듣던 소외계층 어린이들에게 작으나마 힘이 됐다는 생각에 뿌듯했다"며 "저녁엔 멘토가 돼 준 LG 직원으로부터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조언을 받아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민씨는 "수도권 대학 편입 등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실제 편입경험을 가진 멘토를 만나 조언을 받고 보니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강한 동기부여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도움 주고 조언 받는 일석이조 봉사
LG그룹이 신개념 사회공헌활동인 '헬프 인 헬프(help in help)'를 도입해 호평을 받고 있다. 매장 안에 다른 매장을 만들어 시너지 효과를 내는 '숍 인 숍(shop in shop)'의 개념을 차용해 만든 헬프 인 헬프는 LG의 각 계열사들이 실행 중인 사회공헌활동에 대학생들을 참여시켜 봉사 활동 기회를 주고 임직원들로부터 멘토링을 받을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대학생 입장에선 어려운 이웃에 도움을 주고 인생 선배들의 소중한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사회공헌활동인 셈이다.
LG가 헬프 인 헬프를 기획하게 된 것은 2009년부터 대학 신입생 자기성장 프로그램인 'LG 드림 챌린저 캠프'를 운영하고 있는 게 계기가 됐다. LG는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이듬해인 2009년부터 저소득층과 다문화가정 출신 청소년 및 대학생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미래 주역들이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소중한 꿈을 포기해선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사회공헌활동 슬로건도 '젊은 꿈을 키우는 사랑 LG'로 정했다.
LG는 드림 챌린저 캠프를 도입하기 위해 2009년 5월부터 6개월을 투자했다. 1600여개의 다른 대학생 참여 프로그램을 분석하고 1100명의 대학생 대상 설문을 실시해 대학생들의 생생한 니즈를 파악했다. 이를 통해 대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미래에 대한 고민은 많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은 잘 모른다는 점을 알게 됐다.
LG는 대학생들이 스스로 꿈과 비전을 찾고 이를 성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고민했고 그 결과물로 드림 챌린저 캠프를 만들었다.
◆대학생들의 '드림 멘토'니즈 반영
LG는 작년까지 11회에 걸쳐 드림 챌린저 캠프를 운영,550명의 드림 챌린저를 배출했다. 이 과정에서 대학생들이 "드림 멘토를 만나고 싶다"는 요구가 매우 강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룹 관계자는 "멘토 대상자인 임직원들은 현업에 있다보니 수백명의 대학생들을 위해 별도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며 "기존 사회봉사활동에 대학생들을 참가시키면 임직원들이 쉽게 대학생의 멘토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점에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헬프 인 헬프 사회공헌활동은 LG화학이 대학생 30여명을 희망 가득한 교실 만들기 활동에 참여시켜 첫 발을 뗐다. 행사에 참여했던 엄지선 씨(서울여대 경제학과)는 "멘토링을 받고 큐레이터가 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며 "이를 위해 2학기부터는 박물관학을 복수전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 임직원들의 반응도 좋다. 최종문 LG화학 대리는 "대학생들에게 인생 선배로서 경험을 물려주는 대신 대학생들의 열정과 도전 정신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독도지킴이부터 일일교사까지
LG는 드림 챌린저 캠프를 이수한 대학생을 대상으로 헬프 인 헬프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LG화학은 5월과 10월에 잇따라 '희망 가득한 교실 만들기'를 실시할 예정이다.
LG하우시스는 7월 '독도 사랑 청년 지킴이' 행사에 대학생들을 참여시키기로 했다. 임직원과 대학생들은 4박5일간 독도와 울릉도를 방문해 환경정화 등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임직원과 대학생들은 멘토와 멘티로 다양한 조언을 주고 받게 된다. 이어 8월엔 '행복한 공간 만들기' 행사를 열어 복지기관의 노후 공간을 보수하는 봉사 활동에 대학생들이 함께하도록 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8월 '두드림 U+ 멘토링 프로그램'을 실시할 계획이다. 임직원 100명과 장애가정 청소년 100명이 참여해 멘토-멘티 결연 관계를 맺는 1박2일 캠프다. 대학생들은 이 행사에 참가해 청소년들의 1일 멘토가 되는 동시에 임직원들의 1일 멘티가 돼 조언을 주고 받게 된다.
연말엔 LG전자가 '주니어 화학교실' 봉사활동을 한다. 연구 · 개발(R&D) 분야 임직원들과 대학생들은 지역 복지기관을 찾아 학생들에게 1일 과학교사로 과학을 가르친다. 봉사활동 후엔 멘토링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