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사의 요금은 대개 기존 항공사의 75~85% 수준이다. 이들은 저렴한 요금을 어떻게 만들어낼까. 항공기 가동률을 높이고 조직슬림화를 통한 1인 다역과 판매채널의 간소화,서비스 최적화 등으로 비용을 최대한 줄인다.

성공한 저가항공사로 불리는 미국의 사우스웨스트와 유럽의 라이언에어 등의 항공기 가동률은 1일 평균 13~14시간이다. 국내 저가항공사들도 단거리 운항이라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평균 12~13시간 가동한다. 업계 관계자는 "조종사의 근무시간을 고려해 국제선의 경우에도 가능하면 편도 4시간을 넘지 않도록 해 현지 체류를 하지 않음으로써 비용을 줄인다"고 설명했다.

또 모든 좌석을 등급이 없는 모노클래스로 운영,좌석밀도를 최적화해 수송능력을 최대화한다. 따라서 프레스티지 클래스 운영에 따른 승무원 추가 배치를 할 필요가 없다. 제주항공은 B737-800 항공기에 최대 189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도록 기내를 설계해 등급을 구분했을 때보다 좌석 수를 약 18% 늘렸다. 또 기존 항공사들의 비행기당 종사자 수가 120~130명인 데 비해 70~100명 선으로 줄여 1인 다역을 소화해내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저가항공사들이 국제선을 취항하는 등 노선이 늘어나면서 항공기 도입도 늘고 있다. 이때 항공기 기종을 혼용하면 비용부담이 늘어난다. 각 기종마다 운항 및 정비인력을 별도로 확보해야 하고 항공기 정비에 필요한 재고부품도 각각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후발업체는 항공기 기종부터 단일화해 비용부담을 줄인다.

여행사를 통한 간접판매 비중도 줄이고 웹 기반의 직접 판매를 강화해 판매대리점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없애 항공권 가격을 낮춘다. 현재 직접판매 비중은 60~70% 수준이다. 사우스웨스트의 직접판매 비중은 88%에 이르고 라이언에어는 아예 판매대리점을 두지 않고 100% 직접 판매한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항공기 용수 탑재량이 약 227ℓ인데 이를 국내선은 5분의 1 수준인 약 40ℓ,일본노선은 3분의 1 수준인 약 70ℓ를 실어 중량도 줄인다"고 설명했다.

항공 전문가는 "요금을 낮추기 위해 항공사들이 할 수 있는 노력은 사실상 다했다"며 "그러나 저가항공사를 위한 전용터미널 등 항공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반쪽짜리 저가항공'이나 다름없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