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 기아차가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이미 글로벌 '톱클래스'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계 1위로 올라서 증시 위상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24일 대우증권에 따르면 2007년 168억달러에 불과했던 현대차 시총은 22일 현재 478억달러로 4년여 만에 3배 가까이로 불어났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작년 말 337억달러로 한 차례 덩치를 키운 현대차는 올 들어서도 연일 급등하며 미국 GM(467억달러)과 일본 닛산(408억달러) 독일 폭스바겐(287억달러)을 제치고 글로벌 시총 6위로 뛰어올랐다.

기아차 역시 2007년 37억달러였던 시가총액이 작년 말 177억달러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 284억달러로 60.4% 더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위까지 치고 올라온 시총 순위도 10위로 한 단계 더 도약하며 사상 첫 10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현대 · 기아차를 합친 시가총액은 762억달러로 일본 도요타(1334억달러) 독일 다임러(779억달러) 다음으로 크다. 그룹 시가총액으로 따진다면 이미 글로벌 '톱3' 안에 든다는 얘기다. 작년 말까지 현대 · 기아차를 앞서 가던 일본 혼다와 미국 포드는 올 들어 시가총액이 각각 675억달러,573억달러로 오히려 6~8% 줄었다. 글로벌 시총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도요타 역시 일본 대지진 이후 시가총액이 3%가량 줄어 현대 · 기아차의 약진은 더 두드러진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지나는 동안 미국 빅3 업체를 압도한 데 이어 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한 차례 더 주목받으며 증시에서도 '승자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영호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높아진 브랜드 인지도를 배경으로 해외 판매가격을 올리는 등 글로벌 시장 내 현대 · 기아차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뛰어난 성장성과 이익 안정성을 발판으로 주가 재평가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룹 대표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는 증시에서만큼은 최고 지위를 누리고 있다.

2007년 81억달러로 6위에 머물렀던 모비스의 시가총액은 22일 현재 328억달러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역시 지난해 말 3위(244억달러)에서 올해 일본 덴소(289억달러)와 미국 존슨컨트롤(272억달러)을 제치고 두 계단 뜀박질했다.

임은영 동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주요 시장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고,핵심 부품 기술을 확보한 시기와 글로벌 부품업체들의 공급 부족이 겹치면서 중장기적인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수주 규모도 올해 22억달러에서 2015년 100억달러로 늘릴 계획이어서 현대모비스의 글로벌시장 내 입지는 현대 · 기아차와 함께 꾸준히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강지연/서정환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