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금융당국이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외환은행 매각 승인 심사 시기를 5월로 또 늦출 전망이다. 당초 지난 3월 중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됐던 매각 절차는 이에 따라 2달 이상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24일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법률 검토 결과에 대해 “실무진에서 보고를 못 받았다”며 “금융위와 (안건상정에 관한) 일정 협의도 안 했다”고 말했다.그는 “지난주까지 저축은행 청문회에 대응하느라 여념이 없었다”고 했다.

당국은 외환은행 매각과정에서 불거질 책임론 때문에 주저하고 있다.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10개 로펌에서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관련 법률 검토 결과를 받았지만 의견 통일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일부 로펌에서 ‘적격성 없음’ 결과를 내는 바람에 로펌 검토 결과를 내세워 일사천리로 진행시키기 어려워졌단 얘기다.

정치권에서 금융당국이 대주주 적격성을 검토하면서 ‘(법적) 동일인’으로 분류할 수 있는 일부 계열사를 빠뜨려 금융주력자(금융자본)으로 결론을 ‘짜맞췄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도 부담이다.임영호 자유선진당 의원은 최근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과정에서 론스타의 특수관계인 34개사가 누락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또 외환은행 주주인 DBS은행이 싱가포르법원에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 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도 했다.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임영호 의원의 문제제기 건에 대해서도 정밀 검토가 필요하다”며 “5월 중 언제 (론스타 심사건을) 상정할 지도 알 수 없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하나금융의 속은 바짝바짝 타들어가고 있다.론스타 대주주 적격성 심사 결론이 나야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자회사 편입) 건도 처리되기 때문이다.론스타 문제가 5월 초에 처리되지 않을 경우 협상이 깨질 가능성도 있다.하나금융이 론스타와 외환은행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5월말까지 거래를 마무리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골드만삭스가 하나금융 지분 3.1%를 한꺼번에 매각하는 등 부정적인 신호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며 “당초 전망과 달리 금융당국이 인수 승인을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외환은행이 시장에 다시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