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先物 1000억 손실…커지는 '궁금증'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언제 무슨 돈으로…이유는
작년 담보대출과 관련 있나
원유 등 해외선물에 투자했나
SK 측 "개인 자금일 뿐…"
崔 회장은 동남아 출장 중
작년 담보대출과 관련 있나
원유 등 해외선물에 투자했나
SK 측 "개인 자금일 뿐…"
崔 회장은 동남아 출장 중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선물 투자로 1000억원대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지면서 SK그룹에 비상이 걸렸다. 일요일인 24일 서울 서린동 SK사옥에는 관련 부서 직원들이 대부분 출근해 여론 동향을 주시하는 등 긴장된 분위기였다.
SK 측은 최 회장이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과의 사적 만남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부탁했다는 로비 의혹이 불거진 직후에 최 회장의 투자 손실이 알려지자 한층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최 회장은 현재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 출장 중이며,이번 주말께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출처가 최대 관심
가장 큰 관심은 투자자금의 성격이다. 최 회장이 1000억원대의 투자 손실을 입었다는 것만으로도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지만,이 돈이 개인돈이 아니라 회사 자금을 유용한 것으로 판명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이와 관련,현재로서는 개인 자금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부 관계자는 "최 회장이 투자한 자금이 일단 개인돈이고 회사 공금 유용 등의 불법사실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SK 측도 "개인 투자에 따른 것일 뿐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 회장의 개인 자산은 SK그룹 지배 구조의 정점에 있는 SK C&C 주식 2225만주(44.5%) 등 대부분 주식으로 돼 있으며,지난 22일 종가 기준으로 2조4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현금 자산으로는 2007~2009년 사이에 SK에너지와 SK㈜ 등의 지분 매각 대금 3100억여원과 2003년 이후 SK C&C 배당금 360억여원 등이 있다. 그러나 개인자금이라고 하더라도 소득신고 및 탈세 여부 등에 대한 확인작업은 뒤따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시점과 투자 이유 뭔가
최 회장의 투자 손실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SK텔레콤 등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 과정에서 노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 시점과 관련해선, 증권가에서는 최 회장이 지난해 9월 SK C&C 주식 401만여주를 담보로 우리투자증권에서 주식 담보 대출을 받은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최 회장의 주식 담보 대출금액은 2007년 600억원에서 최근 2000억원으로 불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4대 그룹 총수임에도 현금자산 규모가 의외로 적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부친인 고(故) 최종현 회장으로부터 유산을 대부분 지분으로 물려받은 데다,2003년 소버린 사태 때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분 매입에 실탄을 투입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2003년 SK글로벌 분식회계로 구속 기소됐던 최 회장이 또 한 차례 이미지 실추가 불가피하게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어디에 투자했나
최 회장에게 1000억원대의 손실을 안긴 선물(先物)시장은 어디였을까. 손실액을 보면 '이런 시장이 있나' 싶지만 파생상품 특성상 투자액보다 더 큰 손해가 가능한 곳이 선물시장이다. 전문가들은 국내였다면 최대 유동성을 자랑하는 코스피200선물,해외였다면 평소 전문성을 갖고 있는 원유선물 등을 거래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선물이란 미래의 어떤 시점에 상품이나 금융자산을 미리 정해진 값에 받기로 하고 거래하는 것이다. 현물시장의 위험을 헤지(회피)하는 데 활용되지만,개인들을 중심으로 투기거래가 행해지기도 한다. 현물과 달리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얻을 수 있고,적은 증거금으로 수십배의 수익을 얻는 '레버리지 효과'가 있어서다. 하지만 예측이 틀리면 손실규모도 눈덩이처럼 커지는 게 문제다.
국내에서는 1996년 출발한 코스피200지수 선물이 주로 많이 거래된다. 지난해 하루 평균 39조6000억원이 거래될 정도로 유동성이 높아 최 회장도 여기에 손댔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최 회장이 원유나 달러 등 해외 선물거래를 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룹 회장 신분상 국내보다는 미국 등 해외 선물시장을 선택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올 들어 변동성이 높았던 달러 등 통화선물을 거래했을 수도 있다.
윤성민/김유미/조재희 기자 smyoon@hankyung.com
SK 측은 최 회장이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과의 사적 만남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부탁했다는 로비 의혹이 불거진 직후에 최 회장의 투자 손실이 알려지자 한층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최 회장은 현재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 출장 중이며,이번 주말께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출처가 최대 관심
가장 큰 관심은 투자자금의 성격이다. 최 회장이 1000억원대의 투자 손실을 입었다는 것만으로도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지만,이 돈이 개인돈이 아니라 회사 자금을 유용한 것으로 판명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이와 관련,현재로서는 개인 자금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부 관계자는 "최 회장이 투자한 자금이 일단 개인돈이고 회사 공금 유용 등의 불법사실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SK 측도 "개인 투자에 따른 것일 뿐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 회장의 개인 자산은 SK그룹 지배 구조의 정점에 있는 SK C&C 주식 2225만주(44.5%) 등 대부분 주식으로 돼 있으며,지난 22일 종가 기준으로 2조4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현금 자산으로는 2007~2009년 사이에 SK에너지와 SK㈜ 등의 지분 매각 대금 3100억여원과 2003년 이후 SK C&C 배당금 360억여원 등이 있다. 그러나 개인자금이라고 하더라도 소득신고 및 탈세 여부 등에 대한 확인작업은 뒤따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시점과 투자 이유 뭔가
최 회장의 투자 손실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SK텔레콤 등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 과정에서 노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 시점과 관련해선, 증권가에서는 최 회장이 지난해 9월 SK C&C 주식 401만여주를 담보로 우리투자증권에서 주식 담보 대출을 받은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최 회장의 주식 담보 대출금액은 2007년 600억원에서 최근 2000억원으로 불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4대 그룹 총수임에도 현금자산 규모가 의외로 적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부친인 고(故) 최종현 회장으로부터 유산을 대부분 지분으로 물려받은 데다,2003년 소버린 사태 때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분 매입에 실탄을 투입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2003년 SK글로벌 분식회계로 구속 기소됐던 최 회장이 또 한 차례 이미지 실추가 불가피하게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어디에 투자했나
최 회장에게 1000억원대의 손실을 안긴 선물(先物)시장은 어디였을까. 손실액을 보면 '이런 시장이 있나' 싶지만 파생상품 특성상 투자액보다 더 큰 손해가 가능한 곳이 선물시장이다. 전문가들은 국내였다면 최대 유동성을 자랑하는 코스피200선물,해외였다면 평소 전문성을 갖고 있는 원유선물 등을 거래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선물이란 미래의 어떤 시점에 상품이나 금융자산을 미리 정해진 값에 받기로 하고 거래하는 것이다. 현물시장의 위험을 헤지(회피)하는 데 활용되지만,개인들을 중심으로 투기거래가 행해지기도 한다. 현물과 달리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얻을 수 있고,적은 증거금으로 수십배의 수익을 얻는 '레버리지 효과'가 있어서다. 하지만 예측이 틀리면 손실규모도 눈덩이처럼 커지는 게 문제다.
국내에서는 1996년 출발한 코스피200지수 선물이 주로 많이 거래된다. 지난해 하루 평균 39조6000억원이 거래될 정도로 유동성이 높아 최 회장도 여기에 손댔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최 회장이 원유나 달러 등 해외 선물거래를 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룹 회장 신분상 국내보다는 미국 등 해외 선물시장을 선택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올 들어 변동성이 높았던 달러 등 통화선물을 거래했을 수도 있다.
윤성민/김유미/조재희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