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브랜드 컨설팅그룹인 인터브랜드는 지난해 코카콜라 브랜드 가치를 704억5200만달러로 평가했다. 우리나라 돈으로 80조원에 이른다. 국내 식음료 시장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청량음료의 유해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코카콜라가 브랜드 파워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회사는 브랜드 강화를 위해 존재한다'는 철학에 기초해 끊임없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노력을 계속한 결과다.

브랜드는 이제 기업 생존은 물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열쇠가 됐다. 기술 발달로 제품의 품질 및 서비스 차별화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선택기준은 바로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은 브랜드를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경향도 짙어지고 있다. 스타벅스가 단지 커피만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문화도 함께 판다고 강조하는 데는 이런 배경이 깔려 있다.

브랜드의 중요성은 기업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도시 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도 차별화된 지역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른바 '플레이스(지역) 마케팅'이다. 지역 축제를 육성하고 특산물 브랜드 개발에 앞다퉈 나서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각 도시는 이를 통해 관광객을 대거 유치,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동시에 지역민의 자긍심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브랜드 파워를 단시일에 키우는 것은 쉽지 않다. 지속적인 브랜드 관리와 함께 뛰어난 품질,창의적인 디자인,안정적인 서비스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끊임없이 만족을 제공할 때 최고의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다.

한경닷컴 iMBC 동아닷컴이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 동아일보가 후원하는 '2011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 부문별 국내 최고의 브랜드를 소비자들이 직접 뽑는 행사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를 발굴하고 객관적인 경쟁력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를 제공,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토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이마트 신한카드 대한항공 등 부문별 국내 1위 브랜드들이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의 영예를 안았다.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는 브랜드들이다.

대표적인 장수 브랜드인 LG트롬과 여명808도 세탁기와 숙취해소음료 부문에서 소비자들의 기억에 첫번째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종 커피전문점 브랜드인 카페베네도 차별화된 인테리어와 커피 맛,적극적인 매장확대 전략으로 커피 애호가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정보화 사회를 맞아 온라인 기반의 서비스 전문 브랜드들도 대표 브랜드 목록에 올랐다.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오픈마켓 11번가,가격비교서비스인 어바웃,아르바이트 포털인 알바천국 등이 대표적이다. 홈쇼핑 부문에선 현대홈쇼핑,밀폐용기 글라스락,결혼정보서비스 듀오,혈액순환개선제 기넥신F 등이 대표 브랜드 자리를 꿰찼다.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경기도가 3개 부문에서 대표 브랜드에 올랐다. 온라인쇼핑몰 경기사이버장터,지역인증브랜드 G마크,복지지원정책인 무한돌봄 등이 그것이다. 서울산업통상진흥원이 운영하는 하이서울은 중소기업 공동브랜드 가운데 브랜드 파워가 가장 센 것으로 평가됐다. 고창 황토배기G수박,문경오미자 레디엠,의성마늘포크,단양 단고을,고창복분자 선연 등 특산물 브랜드들도 대표 브랜드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공공기관 중에서는 인천메트로가 고객안전서비스 부문에서 선정됐다.

심사를 맡은 김광규 한국브랜드협회장은 "브랜드는 기업 이미지와 기술 등이 집약된 총체이자 기업이나 제품의 얼굴"이라며 "수상 브랜드들이 차별화된 제품 개발과 서비스를 통해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