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이번 주 뉴욕증시는 미국의 거시경제 동향과 지표에 크게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오는 27일(현지시간)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97년 FRB 역사상 처음으로 직접 정례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 상황을 설명한다.26일과 27일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열린다.28일엔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잠정치가 발표된다.2년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중인 다우지수의 향방은 굵직굵직한 거시경제 이슈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분위기는 나쁘지 않다.통화정책과 관련해선 기존의 입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고 중반전에 들어간 1분기 실적시즌도 순항중이다.

◆97년 만에 베일 벗는 FRB

월가의 투자자들은 단연 버냉키의 입에 주목하고 있다.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양적팽창 정책을 지속해온 FRB가 현재의 미 경기회복 추세와 그동안의 통화정책을 어떻게 평가하고,앞으로 정책 방향을 어떻게 설정할 지에 대한 힌트가 그의 발언에 숨어있을 것이기 때문이다.2차 양적완화 정책이 계획대로 오는 6월 끝날 것인지,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에 이어 FRB도 연내에 금리를 올릴 지 등이 최대의 관심사다.

존 프라빈 푸르덴셜투자자문 수석 전략가는 온라인 경제뉴스 사이트인 마켓워치에서 “FRB가 당분간 금리는 손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경제성장과 인플레 등에 관한 버냉키의 발언에 어떤 함의가 담겨 있는지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최근의 인플레가 일시적인 것이어서 통제 가능한 수준에 있다고 FRB가 판단할 경우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시장 참가자들 사이엔 굳이 ‘양적완화’라는 용어를 쓰지 않더라도 기존의 통화팽창 정책을 계속할 것이란 기대도 깔려 있다.옵션셀러스닷컴의 제임스 코디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양적완화 종료는 정책의 변화를 의미한다”며 “3차 양적완화 정책이 언급되지 않을 경우 사실상 시장은 이를 금리인상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코디어 매니저는 “국제 유가는 이번 주에도 상승해 글로벌 인플레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올들어 유가는 23% 급등했다.

프라빈 전략가는 “FRB가 최근의 인플레는 통제가능한 수준으로 진단할 가능성이 크고 미국의 1분기 GDP도 우려했던 것만큼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번 주 미 증시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다만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GDP 증가율 수치가 예상보다 나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신규주택 판매 회복세 들어설 듯

이번 주에는 3월 신규주택 판매(25일)와 내구재 판매실적(27일)도 공개된다.신규주택 판매는 지난 2월에 연율 25만건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만큼 3월에는 회복세가 확실시된다는 평가다.경제조사 전문회사인 IHS글로벌인사이트는 3월 내구재 판매 증가율이 시장 예상치인 전년 동기 대비 2%를 크게 상회하는 3.7%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실적도 순항중이다.톰슨로이터에 따르면 S&P500 기업 가운데 지난주까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137개 중 3분의 2가 시장기대를 웃도는 성적을 냈다.이번 주에는 180개 기업이 1분기 실적을 내놓는다.25일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를 시작으로 아마존 코카콜라 UPS(26일),스타벅스 e베이(27일),엑손 마이크로소프트(28일),스프린트넥스텔(29일) 등이 줄줄이 실적을 공개한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