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확산이 음원 유통사의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음원 유통사인 SK계열 로엔엔터테인먼트의 고위 관계자는 26일 "스마트폰을 통한 음악 이용률이 2009년 전체 음원 트래픽의 1%에서 지난해 말 20%로 늘었다"며 "올 1분기에는 25%로 증가했고 2000만대가 보급되는 연말께에는 35%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음원 트래픽은 음원의 디지털 판매 시스템에 걸리는 부하로 음원 매출과 깊은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음악업계에서는 지난해 도입된 스마트폰 이용률이 예상치를 웃돌아 일반인 사이에 음악듣기 습관이 빠르게 정착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국내 음원 가격은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다. 한 곡에 미국은 1달러,일본은 2달러 수준인 데 비해 국내에서는 500원이다.

이 관계자는 "스마트폰 확대로 음원 유통사업부문인 '멜론' 매출이 급증했고 음원 제작에 대한 투자 수익도 크게 늘었다"며 "음악은 가장 개인적인 콘텐츠이자 스마트폰의 킬러 콘텐츠라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로엔은 지난해 매출이 2009년보다 37% 증가한 1389억원,영업이익은 258% 늘어난 16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최근 공시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 초 음원유통 업체 중 처음으로 스마트폰용 앱을 출시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기반 앱은 상품 구매와 결제,음원과 뮤직비디오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어학 서비스 등을 제공했다. 여기에 무제한 다운로드 상품의 1+1 프로모션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태블릿PC에서도 음악을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했다.

음악 제작에 대한 투자도 성과를 거뒀다. 옴므(창민&이현),미쓰에이,시크릿,씨스타,2PM,2AM,오렌지캬라멜,애프터스쿨 등 아이돌그룹의 음원과 앨범들이 대부분 이익을 냈다. 아이유와 지아 등 보유 아티스트에 대한 매니지먼트 사업 실적도 뛰어났다.

로엔은 이 같은 성공에 힘입어 다음달 걸그룹 '써니',하반기 중 아이돌그룹을 각각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에는 박진영이 이끄는 JYP엔터테인먼트 지분 25%를 매입해 2대주주로 올라섰다.

그러나 무료 앱이 급증하면서 스마트폰에서 불법복제가 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음악 이용자의 15% 수준인 300만명만 요금을 지불하고 있다.

불법 복제자에게 징벌적 배상을 요구하는 미국과 달리 손해 규모를 입증한 만큼만 배상하도록 규정한 법규가 문제라는 게 음악업계의 주장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