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와 함께 최근 주도주로 떠오른 자동차 부품주들의 상승세가 거침없다.

25일 오후 1시 19분 현재 파브코는 전날보다 455원(14.87%) 오른 3515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세종공업, 동양기전, 상신브레이크, 현대위아, 한일이화 등도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자동차 부품주들은 완성차 업체 못지 않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자동차 부품 대표주 에스엘은 2009년말 이후 전날까지 374.55%, 성우하이텍과 평화 정공은 각각 152.80%와 176.17% 급등했다. 지난해 5월 19일 재상장한 만도도 공모가 8만3000원보다 122.89% 올랐다. 올들어서도 에스엘은 69.01%, 성우 하이텍은 73.63% 급등했다. 평화정공과 만도도 각각 45.51%, 43.41% 올랐다.

이같은 주가 급등세에 추가 상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과거 일본 사례를 보면 부품사들의 주가는 완성차에 비해 프리미엄을 받고 있어, 국내 부품사들의 주가가 추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949년 도요타로부터 독립한 덴소(Denso)는 1953년에는 독일 보쉬(Bosch)와 기술제휴를 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의 첫 걸음을 시작했고 1970년대 초반부터 개발도상국 등에 현지 공장을 설립하는 등 도요타 보다 10여 년 앞서 해외로 진출했다.

이명훈 이트레이드증권 책임연구원은 "덴소가 매출처를 다변화하면서 1980년대 초 70% 내외에 이르던 도요타 그룹 의존도가 1990년대 중반 60% 이하로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덴소의 도요타 대비 프리미엄은 이 기간부터 발생하기 시작했고 1983년부터 1992년까지 덴소의 주가수익비율(PER)은 도요타 대비 평균 91.9% 높았다"고 전했다.

1990년대에는 엔고 심화로 덴소의 매출처 다변화나 도요타 대비 프리미엄이 지속되진 않았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다시 매출처 다변화 추세가 재개됐고 2004년에는 처음으로 도요타 비중이 50%를 하회했다.

이트레이드증권에 따르면 다변화된 매출처에 힘입은 고성장과 최대 고객인 도요타의 전성기가
더해져 2003~2007년 덴소의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12.0%(도요타 11.0%)에 이르렀고 영업이익 증가율은 16.6%(도요타 9.8%), 순이익 증가율은 22.1%(도요타 10.3%)에 달했다. 같은 기간 덴소의 PER은 18.9 배로, 도요타의 13.6배 대비 평균 39.6% 할증 거래됐다.

이처럼 부품업체가 프리미엄을 받은 것은 성장 한계에 대한 제한이 완성차 업체에 비해 약하기 때문이다. 단일 완성차업체의 성장 한계점에 대해서 업계에서는 대략 800만~900만대 수준으로 보고 있다. GM과 도요타가 1000만대 수준으로 확장을 시도하다 주춤했고 현대차그룹 또한 2014년까지 약 800만대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품업체의 경우는 다르다. 매출처 다변화를 통해 성장을 지속하면서 세계적인 기술력과 품질관리를 유지한다면 완성차 업체 이상의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2011년 글로벌 판매대수는 650만대로 예상되며 2014년 800만대까지 증가한다면 연평균 판매대수 증가율(CAGR)은 7.2%가 되지만 같은 기간 만도의 연결 매출액은 연평균 16.1%의 고성장이 예상된다"며 "다른 모든 논란을 떠나서 고성장 기업이 PER 프리미엄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진단했다.

이트레이드증권은 세계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매출처 다변화를 통해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부품사들의 프리미엄이 확대될 것이라며 만도, 한라공조, 에스엘, 평화정공을 해당 종목으로 제시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