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골프 세계 1위 등극을 노리는 루크 도널드(잉글랜드)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취리히 클래식(총상금 640만달러)에 출전한다.

이 대회는 28일(이하 한국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에이번데일의 루이지애나 TPC(파72·7천341야드)에서 펼쳐진다.

도널드는 25일 끝난 PGA 투어 헤리티지에서 연장 혈투 끝에 브랜트 스니데커(미국)에 분패해 세계 1위에 오를 기회를 놓쳤다.

연장 세 번째 홀이었던 18번 홀에서 스니데커가 먼저 파를 지킨 가운데 도널드가 5.5m 정도 되는 다소 긴 거리의 파 퍼트를 넣었더라면 연장 네 번째 홀로 승부를 이어갈 수 있었지만 그의 퍼트는 홀을 살짝 돌아 나왔다.

세계 1위 등극 기회를 다음으로 미룬 도널드가 취리히 클래식에 출전하는 동안 세계 1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는 경기도 이천에서 열리는 발렌타인 챔피언십에 모습을 드러낸다.

유럽프로골프투어와 아시안투어, 한국프로골프투어가 공동 개최하는 이 대회에는 총상금 220만유로가 걸려 있다.

따라서 이번 주 도널드와 웨스트우드의 성적에 따라 세계 랭킹은 다시 요동을 칠 수 있어 전 세계 골프팬들의 시선은 두 선수에게 집중될 전망이다.

특히 도널드는 최근 엄청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도널드는 올해 첫 대회였던 2월 노던 트러스트오픈에서만 컷 탈락했을 뿐 이후 출전한 다섯 차례 대회에서는 우승 1회, 준우승 1회를 비롯해 모두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PGA 투어 상금 랭킹 1위, 페덱스컵 포인트 2위, 라운드당 퍼트 수 2위에 평균 타수에서는 68.97타로 1위에 올랐을 만큼 물이 잔뜩 오른 선수다.

게다가 대회가 열리는 루이지애나 TPC는 그린의 굴곡이 심해 어프로치샷의 정확도가 요구되고 퍼트의 중요성도 그만큼 높은 곳이라 도널드가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이 크다.

헤리티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스니데커와 닉 와트니·스티브 스트리커(미국),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등이 도널드와 우승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최경주(41·SK텔레콤)의 패권 탈환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경주는 2002년 이 대회에서 PGA 투어 첫 승을 거둔 인연이 있다.

당시 이 대회는 컴팩 클래식이라는 이름으로 열린데다 대회 장소도 지금과 달랐지만 좋은 추억을 만든 대회라는 점에서 최근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공동 6위, 마스터스 공동 8위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2009년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위창수(39·테일러메이드)와 김비오(21·넥슨), 강성훈(24·신한금융그룹)도 상위권 도약을 노린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