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주석도금강판 기업 TCC동양(옛 동양석판)이 매출 1조원 달성을 앞당기기 위해 고삐를 바짝 죄고 나섰다.

조남중 TCC동양 사장은 26일 "매출 1조원이 넘어야 신규 사업을 찾을 때나 투자할 때 더 과감하게 추진할 수 있다"며 "2015년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TCC동양은 음식료 캔의 원료로 사용되는 주석도금강판 국내 시장점유율 1위 기업으로, 1959년 설립된 이후 5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알짜 중견기업이다. 그동안 안정성은 높지만 성정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성장성 제고를 위해 추진한 신규 사업과 인수합병(M&A)에서 성과를 나타내면서 주목받고 있다.

[인터뷰]TCC동양 "2차전지·M&A로 매출 1조 앞당긴다"
우선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2차전지 관련 사업이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조 사장은 "신제품에 대해 고민하던 중 외국에서 사용중인 2차전지용 니켈도금강판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2년여에 걸친 연구개발 끝에 2009년 하반기 소재 개발에 성공, 삼성SDI과 LG화학의 품질 승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SDI과 LG화학이 품질을 인증했지만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며 "첫 해인 2010년 양사로부터 15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고 전했다. 열처리 니켈도금강판은 소형리튬이온 2차전지용 케이스로, 노트북용 배터리 뿐만 아니라 PMP, 소형넷북 등 2차전지를 둘러싼 원통형 케이스에 적용된다. 이 제품은 TCC동양이 제품을 개발하기전에는 일본과 독일 등에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TCC동양이 국산화에 성공해 수입품을 빠르게 대체하면서 관련 매출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조 사장은 "경쟁사와 달리 광폭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등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높기 때문에 내년에는 삼성SDI와 LG화학이 필요한 제품 전량을 공급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이 회사는 2차전지 최대 시장인 일본과 미국 회사로부터 품질 승인도 얻은 상태다. 급격하게 물량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이미 유보자금으로 시설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설비투자가 완료되는 올 하반기 생산능력이 현재보다 100% 이상 늘어나게 된다.

TCC동양은 국내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자동차나 백색가전 튜브용 동도금 강판의 해외 판매도 확대할 계획이다. 조 사장은 "국내 자동차, 백색가전, 김치 냉장고 등에 사용되는 제품을 100% 공급하고 있다"며 "이 제품도 7~8년전부터 일본 제품을 대체했는데, 해외 시장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해외시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에는 동이 통째로 사용됐지만 동도금 제품으로 바꾸면서 비용과 무게가 크게 줄어들게 됐다. 이로 인해 증권업계에서는 TCC동양을 자동차 경량화 수혜주로 분류하기도 했다.

일본 지진으로 인한 반사이익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조 사장은 "일본 지진으로 인한 생산에도 문제가 있지만 일본 업체들은 엔화 강세 현상 때문에 우리하고 경쟁할 수 있는 체제가 아니다"라며 음식료 캔 등 기존 사업 부문과 신규 사업 부문 모두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따라 최근 올해 사업 계획을 매출액 47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올려 잡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4121억원에 영업이익 160억원, 순이익 107억원을 달성했다.

M&A도 최근 성과를 나타냈다. TCC동양은 올초 법정관리 중이던 동합금관 제조용 원봉생산 업체인 주일산업을 총 160억원에 인수, 경영 정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 사장은 "주일산업은 지난 3월부터 흑자전환했고 24시간 풀가동하고 있다"며 "올해 400억~500억원 정도하고, 3년내에 매출 1500억~2000억원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유보금 상태로 봤을 때 추가로 M&A를 추진해도 문제가 없다"며 "자금력이 되는 한도내에서 조금 더 과감 하게 M&A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 회사는 주주가치 제고에도 적극적이다. 조 사장은 "회사 정책은 이익이 난다면 적정하게 배당을 해야한다는 생각"이라며 "5년째 주시과 현금배당을 병행해왔다"고 전했다.

그는 "고배당을 지속하다보니 안정적으로 배당을 바라는 투자자들이 많아서 유통 주식수가 30% 정도에 불과하다"며 "주식 유동성을 확대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회사는 유동성 확대 차원에서 자사주 32만주를 전날 기관투자자에게 대량매매를 통해 처분했다.

조 사장은 "신규 사업, M&A, 사업 다각화, IPR 강화 등을 통해 대주주나 소액주주 모든 주주들의 가치를 제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