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동반성장] (3) 中 진출 현대차 협력사 31곳 "상하이GM에도 납품…매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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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상생의 글로벌 클러스터
"경쟁사에도 부품 팔아야 기술 경쟁력 좋아진다"
베이징현대차가 권장
中 삼성전자 상생혁신학교…4300개 협력사 노하우 제공
"경쟁사에도 부품 팔아야 기술 경쟁력 좋아진다"
베이징현대차가 권장
中 삼성전자 상생혁신학교…4300개 협력사 노하우 제공
중국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서 북쪽으로 20분가량 떨어진 베이징 핑구(平谷)구.복숭아꽃 축제가 한창인 과수원들을 지나자 태극기가 이곳 저곳에서 펄럭였다. 베이징현대차와 손잡고 중국에 동반 진출한 부품회사 중 상당수가 모여 있는 핑구산업개발단지다.
"처음엔 현대 · 기아차의 부품업체뿐이었는데 지금은 글로벌화된 부품기업의 집결지로 변화하고 있다. "(조진현 베이징현대차 부품개발부 이사).베이징현대차와 함께 동반 진출한 120개 회사 중 31개사가 상하이GM 둥펑닛산 등 글로벌 메이커이자 베이징현대차의 경쟁업체에 생산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상하이GM 등 경쟁사에도 납품하라"
핑구산업개발단지 안에 위치한 오일펌프 제조회사인 베이징영신부품.2005년 베이징현대차와 상의 끝에 이곳에 진출했다. 처음 라인을 가동할 때 연 70만개였던 생산 규모가 작년 말 현재 연 150만개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베이징현대차가 잘나간 것도 이유지만 2007년부터 상하이GM 등에서 받기 시작한 주문이 증가해 생산규모를 늘려야 했다.
이 회사 장병원 총경리는 "베이징현대차에서 경쟁사에도 팔라고 권장해 처음엔 놀리는 줄 알았다"며 "다른 업체들이 사갈 정도의 기술경쟁력을 가져야 하고 이게 결과적으로 베이징현대차에도 도움이 된다며 적극적인 마케팅을 권유받았다"고 말했다.
조 이사는 "부품업체가 베이징현대차에만 100% 의존한다면 제품의 경쟁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며 "베이징현대차의 경쟁업체에도 팔고 또 이를 위해 베이징현대차 납품업체라는 타이틀을 사용해도 좋다는 게 회사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현대차나 중국 삼성전자 등이 동반 진출한 부품업체들에 대해 가장 신경쓰는 것은 기술개발과 품질관리다. 베이징현대차는 제품기술과 품질에 관한한 부품업체와 하나의 회사로 착각할 만한 시스템을 운영한다.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그 권리를 공유하고,문제가 생겼을 경우 함께 처방을 찾는 일체형 체제를 갖추고 있다. 노재만 베이징현대차 사장은 "부품업체가 제품 설계도를 그린 뒤 함께 개발하자고 먼저 제안하는 게 베이징현대차가 부품업체에 개발을 요청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며 "매일 아침 7시에 전날 발생한 불량의 원인을 부품업체와 함께 분석해 공동으로 대응책을 찾는 등 공동 개발 공동관리체제의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新)선단 방식의 토털케어 시스템
작년 5월 중국엔 노사분쟁의 회오리가 몰아쳤다. 특히 일본 자동차업체를 중심으로 연쇄 파업이 발생,긴장이 극에 달했다. 당시 한국기업인 성우하이텍의 베이징공장에서 파업이 발생했지만 몇 시간 만에 종결됐다. 베이징현대차의 노무관리팀이 성우하이텍에 급파돼 자문해 주고 중재 역할을 맡았던 게 주효했다. 베이징현대차나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노무관리뿐 아니라 자주 바뀌는 중국의 새로운 법규 등도 부품업체에 제공,외자기업으로서 중국법을 준수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장과 생활환경도 삼성전자 기준으로 운용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며 "식당이나 기숙사는 물론 화장실도 중요한 관리대상"이라고 말했다.
중국 삼성전자는 권역별로 상생혁신학교를 운영,4300개 협력업체의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이 중국에서 경영하는데 필요한 정보와 노하우를 습득하도록 하고 있다.
납품대금 역시 중국의 로컬업체들에 비해 빠른 시간 안에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베이징현대의 조 이사는 "중국의 로컬기업들이 납품대금을 지급하는 데 최소 6개월이상 걸리고 심지어 물품으로 대체하는 경우도 있지만 베이징현대차는 50일 안에 현금결제가 원칙"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