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나오겠다" 던 李회장, 닷새만에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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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 이건희 회장, 예고없이 서초사옥 출근
전자 사장단으로부터 업무보고
매주 두 차례 이상 나와 정례적으로 보고받을 듯
조직에 위기의식…삼성 '긴장 경영'
전자 사장단으로부터 업무보고
매주 두 차례 이상 나와 정례적으로 보고받을 듯
조직에 위기의식…삼성 '긴장 경영'
이건희 삼성 회장이 26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으로 출근했다. 지난 21일 서초사옥 입주 이후 처음으로 출근해 업무보고를 받은 지 닷새 만이다.
이 회장은 이날 김순택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등에게만 출근 사실을 알린 뒤 오전 8시10분께 서초 사옥에 나왔다.
출근 직후 42층 집무실로 올라간 그는 삼성전자 사장단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는 김순택 실장과 이재용 사장을 비롯해 삼성전자 최지성 부회장,권오현 반도체사업부 사장,윤부근 VD사업부 사장,장원기 LCD사업부 사장,신종균 무선사업부 사장 등이 배석했다. 이 회장은 오후 3시 삼성전자 디자인센터를 둘러본 뒤 3시40분께 퇴근했다. 21일엔 미래전략실 팀장들에게서 그룹 주요 현안 보고를 들었다.
삼성 측은 이 회장이 앞으로 매주 두 차례 이상 정례적으로 출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매일 나올지 화요일과 목요일에만 출근할지는 모르겠으나 자주 나올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이 전자를 시작으로 그룹 내 사업부문별 사장단으로부터 정례적으로 보고를 받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의 출근 정례화에 대해 삼성 측은 "오너가 회사에 나오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경영활동"이라는 입장이지만 평소 그의 경영스타일을 감안할 때 이례적이란 게 그룹 안팎의 평가다. 21일 첫 출근 때 "가끔 나오겠다"는 이 회장의 발언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 사람이 거의 없었던 것도 25년째 유지해온 독특한 경영스타일 때문이다.
1987년 회장에 오른 이후 그의 경영스타일은 '은둔형'에 가까웠다. 한남동 자택과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주로 보고를 받으면서 경영사안을 챙겨왔다. 출근은 않지만 수시로 그룹 컨트롤타워 조직(옛 구조조정본부,전략기획실)과 비공식 정보라인을 통해 현안 보고서를 받아보면서 굵직한 투자 결정이나 그룹의 중요한 경영사안에 관여해왔다.
이에 따라 왜 이 회장이 정례적으로 출근하기로 결심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가장 설득력을 얻는 관측은 조직에 위기의식을 주고 '빠른 실행력'을 주문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스마트폰 분야에서 애플과의 치열한 경쟁,반도체를 대신할 미래 먹을거리 발굴 등 삼성의 주요 현안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란 분석이다. 그룹 관계자는 "과거 회장의 경영스타일이 선견력과 미래 통찰력을 위주로 했지만 지금은 사업의 부침이 워낙 빠르다"며 "승지원에서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 현안을 챙기는 것보다 직접 현장에서 챙기는 게 업무 집중도가 더 높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재용 사장의 경영수업을 위해서란 시각도 있다. 이 회장은 1978년 그룹 부회장에 오른 뒤 1987년까지 10년간 선친 고(故)이병철 회장 옆에서 경영을 배웠다. 21,26일 두 차례의 업무보고에 이 사장을 배석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온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이 회장은 이날 김순택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등에게만 출근 사실을 알린 뒤 오전 8시10분께 서초 사옥에 나왔다.
출근 직후 42층 집무실로 올라간 그는 삼성전자 사장단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는 김순택 실장과 이재용 사장을 비롯해 삼성전자 최지성 부회장,권오현 반도체사업부 사장,윤부근 VD사업부 사장,장원기 LCD사업부 사장,신종균 무선사업부 사장 등이 배석했다. 이 회장은 오후 3시 삼성전자 디자인센터를 둘러본 뒤 3시40분께 퇴근했다. 21일엔 미래전략실 팀장들에게서 그룹 주요 현안 보고를 들었다.
삼성 측은 이 회장이 앞으로 매주 두 차례 이상 정례적으로 출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매일 나올지 화요일과 목요일에만 출근할지는 모르겠으나 자주 나올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이 전자를 시작으로 그룹 내 사업부문별 사장단으로부터 정례적으로 보고를 받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의 출근 정례화에 대해 삼성 측은 "오너가 회사에 나오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경영활동"이라는 입장이지만 평소 그의 경영스타일을 감안할 때 이례적이란 게 그룹 안팎의 평가다. 21일 첫 출근 때 "가끔 나오겠다"는 이 회장의 발언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 사람이 거의 없었던 것도 25년째 유지해온 독특한 경영스타일 때문이다.
1987년 회장에 오른 이후 그의 경영스타일은 '은둔형'에 가까웠다. 한남동 자택과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주로 보고를 받으면서 경영사안을 챙겨왔다. 출근은 않지만 수시로 그룹 컨트롤타워 조직(옛 구조조정본부,전략기획실)과 비공식 정보라인을 통해 현안 보고서를 받아보면서 굵직한 투자 결정이나 그룹의 중요한 경영사안에 관여해왔다.
이에 따라 왜 이 회장이 정례적으로 출근하기로 결심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가장 설득력을 얻는 관측은 조직에 위기의식을 주고 '빠른 실행력'을 주문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스마트폰 분야에서 애플과의 치열한 경쟁,반도체를 대신할 미래 먹을거리 발굴 등 삼성의 주요 현안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란 분석이다. 그룹 관계자는 "과거 회장의 경영스타일이 선견력과 미래 통찰력을 위주로 했지만 지금은 사업의 부침이 워낙 빠르다"며 "승지원에서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 현안을 챙기는 것보다 직접 현장에서 챙기는 게 업무 집중도가 더 높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재용 사장의 경영수업을 위해서란 시각도 있다. 이 회장은 1978년 그룹 부회장에 오른 뒤 1987년까지 10년간 선친 고(故)이병철 회장 옆에서 경영을 배웠다. 21,26일 두 차례의 업무보고에 이 사장을 배석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온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