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종혁 "북측 통한 관광은 南측 재개할 때까지"

북한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리종혁 부위원장이 현대그룹의 금강산 관광 독점권 효력 취소 결정과 관련해 "시설을 비워놓으면 다 망가져 금강산 관광을 우리 쪽에서라도 시작해보자고 한 것"이라며 "물론 남측이 시작할 때까지다"라고 밝혔다.

이는 `북측 지역을 통한 금강산 관광'을 남측이 재개할 때까지 북측의 한시적 조치로 받아들일 수 있는 대목이어서 주목된다.

정기열 중국 칭화(淸華)대 초빙교수는 지난 13일 평양에서 면담한 리 부위원장이 "남측의 금강산 관광은 앞으로도 현대아산이 맡아서 할 것이고 북측(을 통한 관광)에 관한 한 우리가 하게 될 것이다.

관련된 법적, 행정적 조치를 곧 취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26일 전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리 부위원장은 "정주영 명예회장 사망 10주년을 기념해 (김정일) 장군님이 친서도 전할 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만나고 싶다고 했지만 이번에도 (남측) 당국이 승인하지 않아 못 만났다"며 "물론 현대 측은 만나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아산은 "북측이 (정 명예회장 10주기 추모) 친서를 현 회장에게 직접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하기는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부는 현 회장의 방북 신청이 접수된 게 없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 18일 아태평화위 관계자를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추모 친서를 전했고 19일에는 김양건 아태평화위원회 위원장(통일전선부장 겸임) 명의의 추모 화환을 현대아산 개성사업소를 통해 전달했다.

리 부위원장은 "우리와 미국 사이에 오랫동안 적대관계가 지속해 있는 조건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상호 신뢰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에 나갈 수 있고 6자회담에서 우라늄 농축 문제를 논의하는 데도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개성공단 사업을 활성화하는 것은 북과 남 모두의 이익에 부합해 우리는 어떻게든 개성공업지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na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