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가지의 아웃도어가 넘쳐나는 요즘,어떤 등산복과 등산화를 골라야 할지 고민된다면 3대 백화점의 아웃도어 전문 바이어(MD · 상품기획자)가 추천하는 제품에 주목해보자.롯데백화점은 둘레길 등 평소에 가볍게 걸을 수 있는 코스에 적합한 아웃도어 코디법을,현대백화점은 청계산 등 서울 근교 가벼운 등산을 갈 때 필요한 초보자용 등산용품을,신세계백화점은 클라이밍(암벽 등반),정상 등반 등 어려운 코스를 위한 고기능성 제품을 각각 추천했다.

◆롯데 "오렌지 재킷,그레이 바지,히프색"

아웃도어라고 해서 무조건 등산만 하라는 법은 없다. 집 근처를 걷거나 강변 산책,자전거 하이킹 등 가벼운 운동을 할 때 남다른 나만의 아웃도어 제품을 갖춰 입는 추세다. 예전에는 면 종류의 트레이닝복에 모자를 눌러 쓰고 운동을 나오는 사람이 많았지만,아웃도어 열풍이 불면서 '워킹족'이 점점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된 것.최근엔 서울 한강변에만 나가도 바람막이 재킷과 워킹화를 갖춰 입기 시작한 '패션피플'이 대부분이다.

한지연 롯데백화점 아동스포츠팀 바이어는 7년 동안 스포츠 분야 MD로 일해온 베테랑이다. 그는 "올봄 아웃도어 의류의 특징은 전문가를 위한 제품과 캐주얼 스타일의 제품이 양분화됐다는 점"이라며 "밝고 경쾌한 오렌지,옐로,그린 등의 컬러를 입힌 바람막이 재킷과 그레이,다크네이비 계열의 바지를 찾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한 MD는 평소에 즐겨입을 수 있는 패셔너블한 아웃도어 제품을 찾는 사람들에게 브랜드마다 주력제품으로 밀고 있는 캐주얼 라인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프로야구 시즌이 돌아오면서 야구장을 찾는 20~30대가 늘어난 점도 캐주얼 라인의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MD는 가벼운 산책용으로 코오롱스포츠의 트래블라인을,10~30대 젊은층에는 컬럼비아 워킹화,노스페이스 반바지를 추천했다. 코오롱스포츠의 트래블라인은 초경량 소재로 만든 블루 실버 형광 등 눈에 띄는 바람막이 재킷과 트레킹화 등으로 구성돼 가벼운 산책길을 걷기에 좋다는 설명이다. 원색이나 형광색의 재킷을 골랐다면 바지는 짙은 블루,그레이,블랙 등 차분한 색상을 골라야 과하지 않은 느낌을 줄 수 있다.

바지 색깔이 칙칙한 게 싫다면 슬림한 라인의 디자인이나 7부 바지,반바지,여성용 핫팬츠 등 다른 디자인을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여기에 밝은 색상의 히프색이나 모자,등산화로 포인트를 주면 금상첨화다. 캐주얼한 스트라이프 폴로 셔츠에 노스페이스 영 반바지를 입는 건 젊은층 사이에서 최근 인기를 끄는 외출복 트렌드다. 한 MD는 "아웃도어 상품군이 매년 30% 이상씩 성장하고 있는데 이는 더 이상 아웃도어가 등산복이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며 "앞으로도 이런 추세를 반영해 백화점 매장 구성을 좀 더 캐주얼하게 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 "옐로 재킷,짙은 그린 바지…체크도 유행"

청계산 검단산 등 서울 근교 산행에 적합한 아웃도어 상품을 찾는다면 현대백화점에서 추천하는 초보자용 제품에 주목해보자.현대백화점은 1~2시간가량 가볍게 온가족이 오를 수 있는 낮은 산에 갈 때 꼭 필요한 제품 위주로 조언을 했다. 2003년부터 아웃도어 바이어로 일해온 박대영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MD는 "올봄 아웃도어 트렌드는 워킹,트래블,캠핑,전문가 등 다양한 목적에 맞게 제품도 세분화됐다는 점"이라며 "남들과 차별화되고 싶다면 봄에 어울리면서도 고급스러운 브라운,오렌지,그린 등 톤 다운된 컬러를 고르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바람막이 재킷은 가벼우면서도 산에 올랐을 때 체온이 떨어지는 걸 막아줄 수 있어야 한다. K2의 '8611 초경량 배색 윈드재킷'은 마치 안 입은 것처럼 가볍고 편안한 바람막이 재킷으로,원색부터 어두운 색까지 다양하게 고를 수 있다. 가격은 13만9000원.

또 발목을 덮지 않는 운동화형 등산화를 신어야 발이 가볍고 바람도 잘 통한다. 운동화처럼 가벼우면서도 산행용 경등산화를 고르라는 것.K2의 '보리스'는 통기성이 좋은 메시 소재와 고어텍스로 만들었고,4계절 내내 가벼운 등산용으로 신을 수 있다. 화이트 블랙 바이올렛 등 세 가지로 나왔고,가격은 22만5000원.

편안하고 박음질이 튼튼한 K2의 '게일'(29만9000원) 같은 바지를 골라야 오랫동안 안전하게 입을 수 있다. 고어텍스 원단으로 만들어 방수,투습,통기성이 좋다. 안감은 다른 색상으로 포인트를 줘 평상복으로도 무리가 없다. 초보 등산객이라면 코오롱스포츠의 고어텍스 캡(5만원)처럼 체온을 조절해주는 모자를 쓰고,등산용 스틱으로 부상을 예방하는 게 좋다. 코오롱스포츠의 '듀얼포인트 130'은 두랄루민 특수합금 소재로 만든 3단 스틱으로,원터치로 접혀 편리하다. 가격은 12만원.박 MD는 "안전하게 등산을 즐길 수 있는 기능성과 동시에 디자인이 고급스러운 제품을 찾는 고객이 많다"며 "체크나 스트라이프 등 기존에 찾아보기 어려웠던 아웃도어 디자인으로 세련된 느낌을 살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신세계 "히말라야 재킷,자슬린 클라이밍 팬츠"

가벼운 등산보다는 암벽 등반이나 정상을 오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면 신세계백화점이 추천하는 고기능성 전문가 라인 중에 골라보자.고기능성 제품은 가격대가 높은 만큼 오랫동안 입을 수 있고 남과 차별화된다는 점에서 전문가급 등산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이경무 신세계 아웃도어 바이어는 "초경량 방풍 재킷과 흡습 · 속건 기능을 갖춘 티셔츠,슬림한 클라이밍 팬츠를 찾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며 "여성은 레드 재킷에 차콜 팬츠로 멋을 내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독일 아웃도어 브랜드 쉐펠이 내놓은 '퓨어 재킷 M'은 발수가공 처리가 된 바람막이 재킷으로,촉감이 부드럽고 투습성이 좋다. 남성용 그린 색상 한 가지며,가격은 36만4000원.여성용 재킷을 고르고 싶다면 초경량 재킷인 쉐펠의 '카텔 L'이 좋다. 구김이 적어 소지하기 편리하고,젖었을 때 일반 직물보다 빨리 마른다. 레드 블루 등 두 가지이며,가격은 13만9000원.

코오롱스포츠의 하이엔드 라인으로 나온 '히말라야 자켓'은 100% 방수,100% 방풍,경량성 및 내마모성,투습성을 갖춘 고기능성 제품이다. 등과 겨드랑이 부분을 잘 늘어나게 했고,어깨에는 마모 방지용 세라믹 프린트 패치를 달았다. 소매에는 LED천이 달려 있어 야간 산행시에도 잘 보이게 했다. 가격은 남성용 82만원,여성용 79만원.코오롱스포츠의 '트레블 디테처블 후디재킷'은 일본 고밀도 폴리 소재로 만든 기능성 제품이다. 가벼우면서도 지퍼로 열고 닫는 옆부분 디자인으로 차별화했다. 가격은 28만원.

기능성 바지를 찾는다면 쉐펠의 '자슬린 클라이밍 팬츠'를 추천한다. 이 제품은 남녀 공용 암벽등반 바지로,신축성이 뛰어나고 거친 산악활동에도 튼튼한 소재(나일론 헤비 립 스판)로 만들었다. 무릎 안쪽을 기능성 스트래치 메시 소재로 만들어 바람이 잘 통하고 배색 스티치로 포인트를 줬다. 블랙과 차콜 색이 있고,가격은 11만9000원.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