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다웨이-천영우 '불편한 만남' 결국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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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무능한 관료" 千 발언…위키리크스 폭로에 악연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사진)과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의 '불편한' 만남은 결국 불발됐다. 천 수석이 우 대표를 "무능한 관리"라고 힐난한 내용이 폭로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된 터라 두 사람의 회동에 관심이 쏠렸다.
정부 관계자는 27일 "천 수석이 다른 일정이 생겨 일단 회동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어제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전날 위 본부장과의 회담에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우 대표에게 충분히 전달했기 때문에 굳이 천 수석이 우 대표를 만날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두 사람의 '악연'은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12월 위키리크스는 비밀 외교전문 공개를 통해 우다웨이 수석대표에 대한 천 수석의 발언을 폭로했다. 천 수석이 외교통상부 차관 시절인 지난해 2월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우다웨이가 중국 6자회담 대표 직책을 다시 갖게 된 것은 아주 고약한 일"이라며 "중국에서 가장 무능하고(most incompetent) 오만한 관료"라고 말했다고 당시 위키리크스는 전했다.
당시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천 수석은 우 대표를 겨냥,"북한은 물론 비핵화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이며 마르크스가 빚어낸 홍위병 출신에 거만한 사람"이라고도 했다. 이 사건 이후 천 수석과 우다웨이 수석대표가 만날 일은 없었다. 천 수석이 청와대로 자리를 옮겼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위키리크스 발표가 한 · 중 외교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1998년부터 2001년까지 주한 중국대사를 한 우 대표는 서울에서도 여러 차례 "나는 홍위병 출신"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나는 말갈족이라 말을 돌려서 할 줄 모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후 도쿄로 옮겨 주일대사를 3년간 역임했으며 외교부 부부장을 거쳐 현재 특별대표에 임명됐다.
한편 김성환 외교부 장관은 이날 서울 도렴동 청사에서 우 대표의 예방을 받았다. 두 사람은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 간 비핵화 회담→북 · 미 대화→6자회담'으로 가는 단계적 접근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