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우는 아직 중견기업이지만 포스코와 성과공유제를 하면서 세계 최고의 품질을 추구하는 '월드 베스트'를 기치로 삼게 됐습니다. "

최대영 범우 사장은 성과공유제의 최대 이점으로 '혁신적인 제품 개발에 대한 동기 부여'를 꼽았다. 그는 "범우도 나름대로 연구 · 개발에 힘쓰고 있지만 중소업체가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가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포스코가 월드 베스트를 추구하고,협력사인 우리에게 그에 맞는 제품 개발을 제안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세계 최고를 지향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과에 따라 바로 금전적인 보상이 이뤄지면서 더 좋은 제품을 만들려는 개발자들의 의지도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 함께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포스코의 우수한 장비를 공유하고,성과가 생겼을 때 안정적인 공급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도 성과공유제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초기에는 포스코의 해당 부서 직원들이 제품 개발을 가욋일로 여기는 등 어려움도 있었다. 범우 같은 납품업체가 개발을 제안했을 때 최종적으로 프로젝트를 등록하는 곳은 포스코의 현장부서다. 최 사장은 "그동안 현장부서에 제품 개발에 따른 혜택이 돌아가지 않아 좋은 프로젝트가 사라지는 경우도 발생했다"며 "지난해 말부터는 담당부서에 인사 및 금전적인 보상이 이뤄지면서 이런 단점이 많이 개선됐다"고 전했다.

과제는 성과에 대한 정확한 계량화 방법이다. 포스코는 범우와 공동 개발한 '슈퍼클린 압연유'를 사용하면서 압연유 사용량이 줄어들었고,범우는 그 성과의 절반을 보상받았다. 최 사장은 "이 제품으로 철강재의 품질이 높아지고 수출량이 증가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여러 가지 변수들이 있어 압연유의 기여도를 측정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성과 계량화에 대한 노력이 더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